서울환시 "美관세 위법 판결에 달러-원 하방 무게…불확실성은 확대"
  • 일시 : 2026-02-21 10:28:54
  • 서울환시 "美관세 위법 판결에 달러-원 하방 무게…불확실성은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신윤우 윤시윤 김지연 기자 =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한 것이 글로벌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경우, 박스권을 이어가던 달러-원 환율에 하방 압력을 더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미 연방 대법원 대법관들은 지난 20일(현지시간) 6대 3 판결로 하급심의 결정을 확정했다.

    1심과 2심은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포괄적 관세를 도입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응해 무역법 122조에 근거,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한 10%의 '글로벌 관세' 부과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관세는 "거의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특정 농산물 및 의약품, 일부 전자 제품 등은 새로운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소식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상승 마감했고, 달러인덱스는 미국이 그간 징수한 관세를 환급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재정 부담 우려에 97대 중후반으로 밀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달러-원 환율이 고개를 숙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1일 "관세 위법 판결로 대규모 환급이 발생할 경우, 세수가 줄면서 재정 우려가 확대돼 달러화도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예상보다 상당히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달러가 더욱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외적인 달러 약세 여건 속에서 달러-원도 레벨을 조금 더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간밤 뉴욕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 속 달러화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에 달러 가치가 추가로 하락했다"며 "채권 발행에 대한 베팅 등으로 금리는 조금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원 상단 인식이 1,450원대에서 형성되는 가운데 수출기업들의 달러 헤지 이연 물량도 풀리는 모습"이라며 "최근 원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점을 고려하면,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불안이 더 악화되지 않는 한 아시아장에서는 달러-원 하락 방향으로 흐를 전망"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발언한 것처럼 다른 근거로 관세를 인상한다고 하겠으나 처음보다는 임팩트가 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증권사의 딜러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 관세 조치로 15%가 아닌 10%만 부과한 점은 환율 안정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주식시장도 좋았던 만큼, 전반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반면,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법적 수단을 통해 관세 조치를 재설계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영화 BNK부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확장법 제232조나 무역법 제122조 등 다른 무역법 조항을 통해 관세를 재설계할 수 있다"며 "위법 판결 이후에도 품목 관세 위협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관세 장벽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어,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홍철 D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혼란만 가중된 측면이 있고, 결과적으로 달라진 것은 많지 않아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대응 수단이 많으므로, 향후 소송 진행이나 관세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만 높아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경제는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더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도 그랬듯 정책 변화가 갑작스러운 경우가 많아 어려운 재료"라며 "관세 판결에 대비한 발언과 준비된 조치가 이미 있었던 만큼, 결과적으로는 판결 전과 같은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측이 (판결을) 대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 같다"며 "전날에는 미국 주식이 오르며 '리스크 온'(위험회피) 분위기 속에 달러 약세가 나타났지만, 다음 주 월요일에는 미국 주식 선물 흐름에 따라 달러-원이 방향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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