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관세·AI 파괴론에 증시 '휘청'…채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1% 넘게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말 간 글로벌 관세(worldwide tariff)를 15%로 기습 인상하면서 투자자들은 변덕스러운 무역 정책에 피로감을 느꼈다.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업종을 잠식할 것이라는 공포는 이날도 주가에 타격을 줬다. 이날은 보안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국채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수익률곡선의 중간 영역이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속에 인공지능(AI)이 일부 산업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위험회피 분위기가 고조됐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소폭 하락했다.
달러는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 속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미 국채 금리 하락과 맞물려 약세 압력을 받았다. 달러는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퇴색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뉴욕 유가가 약보합으로 마무리했다.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군 내부에서 이란 공습에 대한 회의론이 나왔다는 소식은 군사적 긴장을 낮추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을 줬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21.91포인트(1.66%) 떨어진 48,804.0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71.76포인트(1.04%) 밀린 6,837.75, 나스닥종합지수는 258.80포인트(1.13%) 밀린 22,627.27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은 개장 전부터 뉴욕증시에 부담을 줬다. 주가지수 선물은 아시아 장에서부터 1% 넘게 하락했다.
트럼프가 주말 동안 글로벌 관세를 15%로 인상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15%라는 수치보단 트럼프가 즉흥적으로 관세를 움직이는 점에 투자자들은 불안함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트럼프는 관세를 두고 다른 나라들을 겨냥해 으름장도 놓았다.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어떤 나라든 이번의 어처구니없는 대법원의 판결을 가지고 장난치려 한다면 최근에 막 합의한 관세보다 더 높은 관세, 그리고 그보다 더 강한 조치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이날 미국과 합의한 무역협정을 유럽의회에서 비준을 보류하기로 하는 등 트럼프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0일간 글로벌 관세 15%를 부과한 것 또한 위법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관세를 둘러싼 시계는 오리무중이다.
에드워드존스의 앤젤로 쿠르카파스 수석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글로벌 관세를 15%로 인상한 것은 경제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헤드라인에 과민 반응하지 말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AI가 파괴적 혁신을 촉발할 수 있다는 공포가 여전히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최근 앤트로픽의 AI 도구 '클로드'가 소프트웨어 업종의 '공공의 적'이 된 가운데 이날은 사이버보안주와 IBM이 타격을 받았다.
앤트로픽이 클로드 AI 모델에서 새로운 보안 도구를 시험 버전으로 선보인 여파다.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10% 급락했고 Z스케일러도 10.31% 무너졌다. 넷스코프가 12.06%, 세일포인트가 9.37% 내려앉았고 옥타도 6% 넘게 급락했다.
IBM도 충격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드가 IBM 시스템이 사용하는 컴퓨터언어 코볼(COBOL) 코드의 구조 분석과 문서화 작업 등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밝힌 여파로 13% 급락했다. 2000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AI 침공으로 각종 소프트웨어에 신용 대출이 묶인 사모펀드들도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KKR은 이날도 9% 가까이 떨어졌고 블랙스톤도 6.23%,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5% 내렸다. 미리 매를 맞은 블루아울도 3.42% 추가로 하락했다.
AI 파괴론으로 화이트칼라 실업률이 급증하면서 소비 악화와 경기 침체가 뒤따를 수 있다는 공포는 금융주마저 끌어내렸다. 비자는 4.50%, 마스터카드는 5.77% 떨어졌으며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7.20% 굴러떨어졌다.
업종별로는 금융이 3.33% 급락했고 임의소비재도 2.15% 떨어졌다. 산업과 통신서비스, 기술도 1% 이상 내렸다. 반면 의료건강과 필수소비재는 1%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 기업 중에선 엔비디아와 애플만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비중이 작고 하드웨어 사업이 주요 수익원인 기업들은 AI 침공에서도 버티고 있다.
미국 동부 지역을 엄습한 눈 폭풍(블리자드)으로 항공편이 대거 결항되고 여행 수요도 얼어붙으면서 여행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여행지수(DJUSTT)는 4.61% 떨어졌다. 유나이티드항공은 5% 넘게 밀렸고 델타항공도 3%대 하락률이었다. 익스피디아는 AI 대체 가능성까지 겹쳐 7.36% 급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44.7%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보다 소폭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1.92포인트(10.06%) 오른 21.01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3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5.80bp 낮아진 4.027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4400%로 4.00bp 하락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6950%로 3.00bp 내렸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60.50bp에서 58.70bp로 축소됐다. 60bp를 밑돈 것은 작년 12월 초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보합권 혼조세로 뉴욕 거래에 진입한 미 국채금리는 뉴욕증시가 개장과 함께 밀리기 시작하자 빠르게 고개를 숙였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이사가 금리 동결 지지로 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으나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월러 이사는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콘퍼런스 연설에서 13만명이 늘어난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분명히 깜짝 상방 요인이었다"며 2월 고용보고서도 이런 흐름이라면 금리 동결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1월의 좋은 노동시장 뉴스가 수정돼 없어지거나 2월에 증발한다면" 지난달 자신의 25bp 인하 주장이 적절했으며, 3월 회의에서 그런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날 시장을 움직일 만한 미국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다. AI발 우려에 뉴욕증시가 장 내내 약세를 이어가자 미 국채금리도 이에 연동되는 양상이었다.
시장 참가자들이 중기물의 강세에 베팅하는 버터플라이 전략(butterfly trade)을 구사하고 있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5년물 금리는 한때 3.5700%까지 하락, 작년 11월 하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전략 분석가는 "대법원 판결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현재 무역 정책이 도움이 안 된다는 게 분명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주가 움직임과 압력을 받는 섹터를 보면, 이는 AI 관련 매도세가 재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어떤 나라든 이번의 어처구니없는 대법원의 판결을 가지고 '장난을 치려(play game)' 한다면, 특히 수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미국을 갈취한 나라라면, 그들은 최근에 막 합의한 관세보다 더 높은 관세, 그리고 그보다 더 강한 조치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9분께 연준이 오는 3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 96.5%에서 96.0%로 미미하게 낮춰 가격에 반영했다.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46.5%에서 44.8%로 하락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4.712엔으로, 전 거래일 뉴욕장 마감 가격 155.067엔보다 0.355엔(0.229%) 하락했다.
전 일본은행(BOJ)의 정책심의위원인 사쿠라이 마코토는 엔이 약세를 보일 경우 BOJ가 오는 3월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888달러로 전장보다 0.00025달러(0.021%) 올라갔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이날 상호관세가 무효로 되자 미국과 체결하려던 무역협정에 대한 비준을 보류하기로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현재의 통화정책을 두고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매우 강하게 믿는다"면서 "우리는 매 단계, 내가 지금 그렇게 규정하고 있는 그 '좋은 위치'에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7.725로 전장보다 0.028포인트(0.029%) 떨어졌다.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달러는 뉴욕장 들어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영향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상호관세가 무효로 되자 지난 21일 무역법 122조에 근거, 전 세계를 상대로 1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어처구니없는 대법원의 판결을 가지고 '장난을 치려(play game)' 한다면, 특히 수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미국을 갈취한 나라라면, 그들은 최근에 막 합의한 관세보다 더 높은 관세, 그리고 그보다 더 강한 조치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 주식에 대한 투매가 나오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 넘게 밀렸다. 비트코인도 4% 넘게 빠졌다.
반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bp 넘게 내렸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며 달러인덱스는 미 국채 금리 하락과 연동, 장중 97.530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ING는 이날 보고서에서 "달러지수와 미국 주식 및 10년 만기 국채 간 3개월 상관관계를 계산해 측정할 경우, 달러는 2024년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가치를 상당 부분 잃었다"고 평가했다.
CIBC 캐피털 마켓의 외환 전략가인 사라 잉은 "가장 큰 이슈는 지금 불확실성이라는 점"이라며 "그리고 시장이 그 불확실성을 어떻게 할인하고 있는지도 불분명해졌다"고 했다.
잉 전략가는 "추가 관세가 달러에 더 좋은지, 나쁜지를 두고 시장 내에서 큰 논쟁이 있다"면서 "불확실성 확대는 탈달러 위험을 높여 통화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920달러로 전장보다 0.00026달러(0.019%) 올랐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의 앨런 테일러 통화정책위원은 이날 "더 낮은 인플레이션과 더 높은 실업" 쪽으로 위험이 이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론적 중립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두세 차례 (정책) 금리 인하가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8882위안으로 전장보다 0.0104위안(0.151%) 낮아졌다.
◇원유시장
2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17달러(0.26%) 하락한 배럴당 66.31달러에 거래됐다.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전쟁부)의 수뇌진은 이란에 대한 장기적 군사 작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회의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검토되는 전쟁 시나리오에선 미국과 동맹국의 사상자 발생, 방공 역량 고갈, 병력 과부하 등의 위험이 수반된다는 게 미군 수뇌부의 판단이다. 이 같은 경고는 주로 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이 국방부와 국가안보회의(NSC) 회의에서 제기됐으며 다른 미군 고위 인사도 비슷한 우려를 표했다.
케인은 트럼프로부터 신뢰받는 참모로 알려져 있다. 케인을 비롯한 미군 수뇌부의 조언은 트럼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유가도 약세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이 이번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핵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의 위험 프리미엄을 낮췄다.
IG마켓츠의 토니 시카모어 분석가는 "이란 공격은 지역 불안정을 야기할 위험이 크고 더 나아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불만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려 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가 글로벌 관세를 주말 동안 15%로 상향하며 관세 불확실성을 거듭 촉발한 점은 원유 시장에도 변동성을 낳고 있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한시적인 글로벌 관세의 도입은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관계를 불확실하게 만들어 거시 경제 전망을 교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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