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보다 더 힘들다"…불확실성 속 방향성 잃은 달러-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작년 연말보다 오히려 장이 더 어렵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90대 중후반에 머무르는 달러인덱스와 팽팽한 양방향 수급이 맞물리는 가운데, 달러-원의 레인지 장세도 점차 굳어지는 양상이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12일부터 5거래일 연속 1,440원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장중 변동성은 크지 않지만, 1,450원대를 웃도는 수준에서는 뚜렷한 고점 인식 속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 출회와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으로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
반면 환율 하단에서는 결제 수요를 중심으로 달러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돼 포지션 플레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주말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가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판결이 미국 자산과 통화에 대한 신뢰를 일부 훼손해, 달러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관측한다.
다만, 이번 판결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실질적으로 후퇴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대체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따라 150일 동안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를 15%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 무역법 301조나 232조를 활용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열어뒀다.
간밤 글로벌 금융시장은 관세 불확실성에 더해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우려까지 겹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한층 탄탄해졌다.
이러한 대외 환경 속에서 서울환시에서는 지난해 연말보다 최근 들어 거래하기가 더 힘들다는 토로도 잇따른다.
A증권사의 한 외환딜러는 "작년에는 상대적으로 방향성을 파악하기가 쉬웠는데, 최근에는 당국 때문에 더 오르기는 어렵고 포지션을 잡기에도 애매하다"며 "트레이딩은 레인지에 갇혀있을 때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연말보다 오히려 요즘 방향성 잡기가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한 스팟 주포도 "계속 방향성을 잡기 힘든 상태"라며 "많은 사람들이 아래 레벨을 보고 있지만, 저는 예전과 달리 달러 매수가 많은 것 같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헤지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데, 달러를 보유한 사람은 헤지를 위해 금을 사고 원화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달러를 사게 되는 방식"이라며 "1,420원보다 더 아래로 갈 것 같지는 않기에, 당분간 1,420원~1,460원 사이를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시장의 전망대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경우 원화 가치를 일부 뒷받침할 요인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은 환율 하단을 제한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환율이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어, 단기적인 방향성 탐색 이후 중장기 흐름이 결정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위재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 이후 원화 약세를 주도했던 원인은 결국 수급"이라며 "기대심리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달러의 소폭 반등을 따라가면 연말까지 환율이 1,500원을 상단으로 제한적인 반등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펀더멘털을 기준으로 보면 하락 공간이 충분하고, 달러 대기 물량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방 트리거가 작용할 경우 1,300원대 초반까지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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