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경운 외시협 회장 "24시간 개장, 자본시장 파이 커지면 기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현재 새벽 2시까지인 원-달러 거래가 뉴욕시장 종장 시간까지 확대된다면 한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 수요도 크게 증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면 시장 참가자들에도 엄청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경운 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장(우리은행 자금시장운용부 부장)은 2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7월부터 시작될 외환시장 24시간 개방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외시협은 서울외환시장의 효율적 운용과 안정적 발전을 도모하게 위해 1982년에 만들어진 자율협의기구다.
현재 외시협 회원사로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외국계은행 국내지점, 증권사 등 총 46곳의 금융기관이 가입돼 있다.
올해 외환시장의 저변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외시협의 역할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 회장은 "2024년 달러-원 시장의 런던시간까지 운영시간 연장, 해외금융기관 직접 참여라는 1단계를 거쳐 2026년에는 국내외환시장 24시간 운영, 역외원화결제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원화의 국제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시협은 앞으로 외국계 은행, 증권사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최근 회원사 가입 요건인 거래량 기준을 완화해주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변화도 크다. 런던트레이딩센터를 구축해 본점과 런던 조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2024년 초 전자거래플랫폼을 출시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 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미 활성화된 전자거래 플랫폼 거래가 국내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시장 크기를 확대하고 있는 중요한 변화"라고 짚었다.
유경운 회장은 2002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2006년부터 자금시장그룹 자금결제부에서 백 오피스 업무를 수행했다.
MBA 연수 등을 거친 후 2014~2022년에 트레이딩부에서 IRS, CRS 트레이더와 금리통화팀장, 본점 영업부 지점장, 증권운용부장을 역임했고, 올해 1월부터 자금시장운용부장을 맡고 있다.
-- 과거와 비교할 때 최근 외환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과거에는 국내은행과 외은이 주도하는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증권사들의 역할이 상당히 커진 것 같다. 아무래도 개인투자 관련 환전수요가 크게 늘면서 접점에 있는 증권사들의 물량도 같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참가자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거래량이 확대되는 변화가 눈에 띈다.
-- 올해 외환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를 무엇으로 보는지.
▲7월부터 시행될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이다. 자본시장의 수요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외환시장이 다른 선진국처럼 24시간 실물로 거래와 결제가 가능해야 할 것이다. 현재 새벽 2시까지인 달러-원 거래가 뉴욕시장 종장 시간까지 확대된다면 한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 수요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면 시장 참가자들에도 엄청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런 변화에 발맞추어 런던트레이딩센터를 구축했고, 본점과 런던 조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응할 예정이다.
-- 외시협도 변화가 있나.
▲2023년 2월 외환시장 구조개선 추진 발표 이후 외시협은 외환당국, 외국환 금융기관, 중개기관, 해외금융기관들이 함께 외환, 자본시장의 개방과 혁신을 이끄는 정책을 제안하고 실질적으로 변혁을 추진해가는 협의체로 성숙해왔다. 2024년 달러-원 시장의 런던시간까지 운영시간 연장, 해외금융기관 직접 참여라는 1단계를 거쳐 2026년에는 국내외환시장 24시간 운영, 역외원화결제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원화의 국제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모든 참가기관이 이런 시장의 변화에 함께할 수 있도록 의견을 공유하고 그런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제공할 수 있는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시장 규모가 커지는데 따라 대비해야할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미 활성화된 전자거래 플랫폼 거래가 국내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시장 크기를 확대하고 있는 중요한 변화다. 우리은행도 '우리 WON FX'라는 전자거래플랫폼을 2024년초에 출시해 현재까지 5천400개사 이상의 고객을 유치했다. 이를 통한 고객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례없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런 인프라 마련과 더불어 트레이더의 역량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결국 글로벌은행이 돼야 한다. 내가 시장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더 나은 역량을 가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고, 부장이자 선배로서 도울 수 있는 것을 찾아 항상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올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를 꼽는다면.
▲경제 주체들이 너무 고환율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 큰 리스크다. 환율이 내려갈 요인도 있는데 약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출, 경제 성장 확대, 상법개정 등 정부 정책을 반영한 한국 주식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WGBI 편입을 통한 외국인 자금 유입, 한미 금리차 축소 가능성을 두루 고려해보면 수급과 펀더멘털 모두 개선될 것으로 본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지금 환율이 1,400원대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환차익 부분도 주목할 수 있다. 외화자금 유동성은 매우 좋은 반면, 원화 가치는 저평가 돼 있는 셈이다. 환율 하방 가능성에 대비하는 헤지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 외환시장 입문 계기는.
▲처음 딜링룸에서 업무를 했을 때는 이자율, 통화, 주식파생 백오피스 업무를 맡았다. 그때 트레이더들에 이런 딜을 왜 한건지, 어떻게 수익을 내는 건지 많이 물어봤다. 고객 물량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헤지를 하는 거래 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2014년부터 이자율, 통화스왑 트레이딩 업무에 입문하게 됐다.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왔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 정말 외화자금시장이 어려웠다. 이미 CRS 금리는 마이너스로 진입한 상황이었다. 2020년 3월 19일로 기억하는데 아침에 FX스와프 주요 구간에 비드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호가가 비어있는 것을 놔두면 안될거 같아서 1,000전 즉 10원 밑에 금리로 치면 거의 100bp 밑에 1년 구간으로 비드를 접수했다. 그러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거래가 체결됐다. 그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그날 밤 한미통화스와프가 체결되고 외환시장이 급격히 안정을 찾았다. 스트레스가 가장 높았던 날이었다.
-- 거래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라고 본다. 열심히 시장과 데이터를 분석해서 결론을 내리고 거래를 했는데 반대로 가면 시장이 틀린거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경력이 쌓이기 시작하면 빠지게 되는 함정이다. 소신을 갖고 트레이딩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내가 항상 옳을 수는 없다는 것을 빨리 인정하고 맞게 대응하는 것이 트레이더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 트레이딩을 하면서 가장 크게 웃은 날은.
▲브렉시트 당일이었다. 브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는데 당시에 구글 트랜드, 현지 분위기 등을 살펴보니 의외의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해서 헤지 포지션을 최대한 레깅했다. 실제로 브랙시트가 발생했고 큰 수익을 올려 짜릿함을 느꼈다.
-- 스트레스 해소법은.
▲강아지랑 산책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선호한다. 트레이딩에서 생긴 스트레스는 생각을 정리하고 해법을 찾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해소하는 편이다.
-- 우리은행은 올해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트레이딩과 세일즈 조직을 상품별로 같이 운용해 왔는데 작년말 조직 개편을 하면서 운용과 영업을 각각 기능 중심으로 재편했다. 각자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고객 편의를 제고하려는 결정이었다. 자본시장은 결국 사람이 중요하고, 주니어, 시니어 딜러들 간의 조화, 경험 공유 등이 필요하다. 앞으로 24시간을 하게 되면 자본시장에서의 우리은행 경쟁력을 확대하는 것이 큰 부분이다. 트레이더 역량 강화를 통해 은행 경쟁력을 높여가도록 하겠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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