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의 글로브] 이란에 가려진 위험
  • 일시 : 2026-03-03 09:45:00
  • [문정현의 글로브] 이란에 가려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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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졌다.

    이란은 역대 최대 규모의 보복 작전에 나설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한 탄도미사일·드론 반격을 이어 나갔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전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 사망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면서 이란에 대한 공격을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강조해 이란 사태가 단시일 내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세계의 이목이 미국의 이란 공격이라는 초대형 이벤트에 쏠려있지만,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주요 이슈가 하나 있다. 바로 지속되는 '프라이빗 크레딧 위기'다.

    가장 최근 사건은 영국 주택담보대출 업체인 마켓파이낸셜솔루션(Market Financial Solutions·MFS)이 지난달 25일에 파산 보호의 일종인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해당 사건이 이란 사태 직전인 27일 파이낸셜타임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보도됐고 이 여파로 영국과 미국 은행주가 급락했다.

    미국 제프리스파이낸셜그룹(NYS:JEF) 주가는 27일 한때 최대 16% 급락했고, 영국 바클레이즈(LNS:BARC)는 5% 추락했다. KBW 은행 지수는 5% 이상 하락해 작년 4월 상호관세가 발표된 '해방의 날'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MFS는 경영 컨설턴트인 파레시 라자(Paresh Raja)가 2006년 설립한 비은행 금융기관이다. 부동산 매입시 단기 자금을 제공하는 브릿지론으로 급성장했다.

    '단 3일 만에 최대 5천만 파운드의 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공격적인 슬로건 아래 대출 잔액을 2024년 말 기준 24억 파운드(4조7천억원) 규모로 늘렸다.

    바클레이즈, 웰스파고, 아폴로 산하 아틀라스 SP 파트너스 등이 자금원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이 제공한 자금이 약 20억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MFS의 파산 배경으로는 이중 담보와 해외 관련 부정 대출 의혹이 거론되고 있다. 동일한 부동산을 여러 임차인에게 담보로 내놓아 부정하게 대규모 자금을 융통한 혐의가 제기됐다. 약 12억 파운드 규모의 투·융자에 대한 실제 담보 가치가 2억3천만 파운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MFS 사업의 대부분이 방글라데시 전 국토부 장관인 사이푸자만 초두리와 관련한 부동산 거래를 지원하는데 집중돼 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초두리는 영국에서 구축한 부동산 제국의 상당 부분을 MFS에 의존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초두리와 관련된 회사가 영국 내 부동산에 설정한 담보권 495건 중 최소 291건에 MFS가 관여됐다는 것이다. 초두리는 공직 연봉이 1만2천달러에 불과했으나 전세계적으로 600건 이상, 이 가운데 영국에서 약 360건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진행 중인 조사'를 이유로 초두리와 관련된 약 1억8천500만 파운드 규모의 부동산 342건에 대한 거래를 동결했다. 세간에서는 초두리가 MFS의 심사를 어떻게 통과했는지를 두고 의혹의 시선이 보내고 있다. MFS는 가족 경영 회사로 설립자 라자가 대출 전권을 쥐고 있다.

    MFS의 부적절한 주요 계좌 관리와 부정한 자금 이동 의혹이 MFS에 자금을 댄 대출자 측에서 불거졌고, 바클레이즈가 계좌 동결에 나서면서 이번 신용 불안이 촉발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바클레이스는 MFS에 약 6억 파운드의 자금을 제공한 주요 대출기관 중 하나로, 주가는 27일에 이어 2일에도 3% 이상 하락했다.

    MFS 사태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는 다른 금융기관으로는 미국 사모펀드 TPF와 부실채권 전문 투자회사 애비뉴 캐피털 등이 거론되고 있다.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3억달러 가까이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여러 크레딧 헤지펀드들은 채권자들이 자금 회수를 위해 채권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매각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며 MFS 재무 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작년 미국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와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즈의 연쇄 파산에 더해 이번 MFS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퀴벌레(부실 대출)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의 경고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MFS 사태가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대출 문제로 파산한 주택금융회사 노던록을 떠올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표면화된 위기는 진짜 위기가 아니라며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방귀가 잦으면 험한 것을 볼 우려가 있다. AI 거품론과 이란 사태로 시장 환경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란이라는 짙은 안개가 걷힌 후 드러나는 것이 무엇일지 주시해야 할 것 같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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