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리스크…글로벌 헤지펀드, 이머징마켓 베팅 전면 재검토
골드만 "신흥국 주식 비중 5년래 최고…韓.臺에 자금 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국제 유가와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신흥국(EM) 자산에 대거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포지션 재검토에 착수했다.
그동안 '성장 가동판' 역할을 했던 저유가와 달러 약세 흐름이 반전되면서 신흥국 시장의 '일방통행식 랠리'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MSCI 신흥국 주식 지수는 약 2% 하락했으며 JP모건의 신흥국 통화 지수도 0.7% 밀렸다.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14%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신흥국 시장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보고서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의 신흥국 주식 배분 비중은 지난주 기준 5년래 최고치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한국과 대만 등 IT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가장 선호되는 투자처였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대형 매크로 헤지펀드의 한 임원은 "현재 시스템 내에 레버리지가 과도하게 쌓여 있다"며 "신흥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은 그동안 매우 쉬운 거래였으나 이제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약 6% 급등했고 유럽 및 아시아 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인도, 터키, 한국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도의 니프티 50 지수는 1.2% 하락했고, 홍콩 항셍 지수(-2.1%)와 터키 비스트 100 지수(-2.7%)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AI파괴론 등으로 미국 자산을 떠나 이머징마켓으로 자산을 배분했던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중동발 국제정세 불안으로 자산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살만 아흐메드 매크로 부문 총괄은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들에 대한 노출도를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기존의 '비중 확대(Overweight)' 포지션을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글로벌 매크로 펀드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역대급으로 매수세가 쏠려 있는 신흥국 거래가 무너질 위험이 크다"며 "그동안 많은 수익이 신흥국 매수 포지션에서 나왔으나 모두가 한꺼번에 탈출하려 할 경우 시장 전체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브라질 헤알과 남아공 랜드, 헝가리 포린트화는 달러 대비 1~2% 하락했다.
터키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등은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신흥국들이 과거에 비해 경상수지 적자 폭을 줄였고 외국인 자본 의존도를 낮췄다는 점을 들어 분쟁이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패닉 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이번 분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베팅 하에 '보호 장치(Protection)'를 사들여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자는 "최근 며칠간 터키와 이집트 등 쏠림이 심했던 시장에서 신용부도스와프(CDS)나 선물환 거래 등을 통해 헤지(위험 분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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