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發 중동 불안에 금융시장 '검은 화요일'…급락 신호 vs 단기 조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노현우 기자 = 한국 금융시장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촉발된 중동전쟁 위험에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위험회피가 고조되면서 '검은 화요일'을 맞은 금융시장은 잔뜩 움츠러들었다.
달러-원 환율은 1,460원대로 치솟았고, 6,300대 기록을 세웠던 코스피는 단숨에 6천선을 내줬다.
중동 리스크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에 채권 금리도 급등했다.
3일 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 종합(화면번호 3000)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대비 7.24% 급락한 5,791.91로, 6천선을 밑돈 채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26.40원 급등한 1,466.1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정규장 기준 지난 2월 6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3.70bp 급등한 3.177%,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13.70bp 급등한 3.582%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 분쟁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원유 이동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유가 급등의 불씨를 당겼다.
이스라엘과 중동 각국의 미군 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전쟁 위험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국이 중국의 전략적 우방 국가들인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연달아 공격하면서 이달말부터 예정돼 있던 미중 정상회담 역시 불확실성이 커졌다.
◇달러-원, 25원 폭등…중동 '최악 시나리오'면 1,500원 가시권
달러-원 환율은 장중에 1,460원대로 튀어 올랐다.
2월 들어 조금씩 안정을 되찾으며 달러 약세 기대를 반영하던 흐름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원화 펀더멘털을 뒷받침하던 코스피 고공행진이 멈추고,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달러화는 빠르게 레벨을 높였다.
달러인덱스는 98.71대로 상승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다시 1,500원선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당장은 중동지역의 확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환율 급등, 증시 급락, 유가 급등 국면도 열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중동 분쟁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3월 달러-원 환율 전망치 고점은 1,500원까지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은 이날 미국과 이란 군사충돌과 관련해 "사태가 빠르게 진정된다면 국제유가 등 시장 변동성은 단기에 그칠 전망"이라면서도 "공습과 보복이 반복되며 장기화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물류 차질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달러-원 환율 하방은 제한되는 반면, 상방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6천선 붕괴…외국인 5조 순매도·매도사이드카 발동
코스피는 7%대 폭락하며 '6천피' 타이틀을 내줬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대거 조정을 받을 때도 코스피가 6천피를 넘어 고점을 높였던 만큼 중동 위험은 한순간에 조정의 빌미가 됐다.
즉, 고점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약화된 셈이다.
이날 증시에서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달 만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하룻 동안 외국인은 5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2월13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른바 '꿈의 레벨'로 진입했던 코스피였던 만큼 증시에서는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 증시도 대체로 조정을 받았지만 코스피는 유독 급락폭이 컸다.
홍콩 항셍지수도 1%대, 중국 심천종합지수도 3%대, 대만증시도 2%대 하락했지만 코스피는 이날 7%대 폭락했다.
삼성증권은 "아시아증시 전반이 조정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증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는 연초부터 2월까지 코스피가 48%, 코스닥이 29% 오르며 여타 글로벌 증시 성과를 압도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 종목이 강세를 이끌며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 수입 원유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고 봤다.
삼성권은 "단기 불확실성은 불가피하지만 주가 하락을 주도주 투자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짚었다.
◇서울채권시장 패닉 셀…국고채 금리, 두자릿수 급등
중동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 불안은 서울외환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장외 호가를 반영하면 3.6% 부근으로 17bp 가까이 급등했다. 5년물 금리도 15bp 이상, 3년물 금리도 14bp 이상 치솟았다.
최근 한국은행 금리인상 기대가 크게 희석됐지만 유가가 충격을 받으면 국내 물가 상방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금리인상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크지만 5조원대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채권 매도 압력은 더욱 커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투자 심리가 무너진 점에 주목하며 신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이란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달라질 여지는 있지만 채권시장에 부정적 재료"라며 "장기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강화되고, 글로벌 원유 수급 차질이 심각해질수록 물가 재상승 및 금리인상 전환 우려가 재부각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변동성에 기반한 매매보다 지정학적 변수와 금융시장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보수적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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