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현의 채권분석] 유가·환율 동시 압박
(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국제유가의 추가 급등 상황을 반영하는 가운데 치솟은 달러-원 환율과 국고채 30년물 입찰에 대한 경계감에 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간밤 달러-원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한때 1,500원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 여파로 달러 강세가 촉발된 영향이다.
이날 정규 거래에서의 달러-원 환율 흐름에 경계감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레벨이 1,500원에 가까워지면 채권시장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후반부터 최근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3.33달러(4.67%) 오른 배럴당 74.5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정권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이라크가 초거대 유전인 루마일라에서 원유 생산을 중단했다는 소식으로 WTI가 한때 9%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수출길이 막히자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수송의 20%를 차지하는 요충지로 과거에도 공식적으로 전면 봉쇄된 적은 없었으나, 이란이 이를 깨고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면서, 국제유가가 연일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해군 호송 계획 등을 발표하자, 국제유가를 둘러싼 불안감이 다소 잠재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걸프만을 통과하는 모든 해상 무역, 특히 에너지 자원의 금융 안보를 위해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치적 위험 보험 및 보증을 제공하도록 지시했다"며 "이는 모든 선사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필요하다면 미국 해군은 가능한 한 빠르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대해 호송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미국은 전 세계를 향한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반영해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3bp 오른 3.5120%, 10년물 금리는 2.6bp 오른 4.0620%를 나타냈다.
아시아장에서도 대외금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국내도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가운데 이날 오전 중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5조원 규모로 예정돼 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금리 약세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시장이 무난하게 소화하기는 힘든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시장의 우려보다도 약하게 이뤄진다면 오후 들어 시장에 약세 압력을 추가로 가할 수 있다.
전일 국채선물은 역대급 수준으로 밀렸다.
3년 국채선물은 반빅 하락하고, 10년 국채선물은 원빅 넘게 급락했다.
특히 10년 국채선물은 지난 2023년 10월 4일 하한가(291틱 급락)를 맞이한 이후 최대폭 급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 및 10년물 금리도 각각 3.1%, 3.6%를 다시금 넘기면서 전고점을 향해가고 있다.
이에 더해 코스피 역시 7% 넘게 폭락했고, 달러-원 환율도 정규거래 기준으로 26원 넘게 뛰어오르면서, 이번 '트리플 약세'의 정도 자체가 역대급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의 분위기는 당분간의 국제유가의 흐름에 달려있을 수밖에 없다.
통상 국제유가가 오르면 물가에는 상방 압력, 성장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국은행이 2월 경제전망에서 전제한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상반기 65달러, 하반기 63달러 등 연간 64달러다.
아직은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장기화되면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어 보인다.
개장 전 재정경제부는 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대미투자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한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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