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금통위'에 중단기물 베팅했다 중동쇼크에 낭패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국채 금리 급등세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중단기물 중심의 강세 베팅에 나섰던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을 강타했다.
중동발 리스크에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장기물보다 중단기물이 더 크게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데다 금통위에서 나온 완화적 시그널에 비워뒀던 포지션을 중단기물로 채웠던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손절이나 매도에 나서면서 포지션을 급하게 조정하는 뼈아픈 상황에 닥쳤다.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럼에도 시장은 'S 공포'에 커브플랫 방향으로 포지션 조정에 나선 셈이다.
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민평금리 기준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25일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3.122%를 나타냈다.
비둘기파 금통위를 거치면서 이후 이틀간 금리는 3.040%로 8.2bp 내렸다. 그러나 주말 사이 미-이란 전쟁이 터진 이후 이틀간 금리는 18.5bp 급등했다.
초장기물인 30년물의 경우 금통위 직전 3.525% 수준이었던 금리가 금통위 이후 이틀간 10.3bp 내렸다.
전쟁 이후 하루 만에 15.7bp 올랐으나 전날에는 2.9bp 내린 3.550%를 보였다.
전일 5조원 규모 30년물 국채 입찰을 앞두고 시장의 경계심이 커졌던 것과 달리 전쟁 이후 장기물 수요에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수요 등이 맞물리며 입찰 결과는 양호하게 나왔다.
장기보다 단기 쪽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커브 플랫 베팅과 중단기물 위주의 손절과 매도 베팅 등 포지션 조정이 겹치면서 전날 국채선물 거래가 급증했으며 국채금리도 장중 변동성을 키웠다.
3년 국채선물 전날 거래량은 42만3천810계약으로 하루 전보다 45% 늘었다. 미결제약정도 59만9천930계약으로 전일대비 1만5천계약 이상 줄었다.
미결제약정의 감소는 기존 포지션을 청산했다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3만3천계약가량 순매수했고, 증권·선물사가 3만8천계약가량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 중심의 손절물량이 유동성이 풍부한 3년 국채선물 시장에 몰렸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지난주에 매수를 늘리고 넘어온 증권사들이 지난 3일 1차 손절에 나서고 이날도 장중에 조금 강세를 보이면 손절 물량을 늘린 것 같다"면서 "모두 손절로 보기는 어렵지만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유동성이 좋은 3년 국채선물에 거래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0년물 국고채 입찰을 받은 이후 기관들이 30년은 그대로 두고 3년은 매도하면서 커브플랫방향으로 양방향 베팅에 나선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들이) 버티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약세장일 때는 30년이 다른 테너보다 덜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오다 보니 장기 현물을 매수하고 선물을 매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이란 전쟁 이후 미국채 금리도 사흘째 오르는 가운데 단기물이 상대적 약세를 보이는 베어 플래트닝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는 "금통위 전후로 숏 포지션은 없었을 것으로 보이며 포지션을 좀 담았던 부분에 대한 손절에다 당국 대책 기대감이 있었는데 실망 매물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딜러도 "전쟁 때문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걱정이 조금 생겼다"면서 "포지션 조정이 베어플랫을 불렀다"고 말했다.
향후 채권금리 방향성은 국제유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입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경로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상반기 중에는 국제유가 변동성에 연동된 금리 상방 압력이 수시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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