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소환하는 이란사태…당시 달러-원 동향 어땠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핵 협상을 진행 중이던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을 벌이며 정면으로 충돌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와 유사한 금융시장 여건이 펼쳐지고 있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달러-원 환율이 오르막을 걸었던 공통점이 당시 시장 동향을 되돌아보게 하는 상황이다.
5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날 정규장을 전장 대비 10.10원 오른 1,476.20원에 마쳤다.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군사 작전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시작된 전면전 이후 단 2거래일 동안 36.50원 치솟는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지난 4일 자정 무렵 연장 거래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1,5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개전 직전 대비 오름폭이 65원에 달한다.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6월의 '미드나잇 해머' 작전 당시를 떠올리게 하지만 금융시장 양상은 이때보다는 2022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와 더 유사하다는 평가다.
미드나잇 해머 작전은 이란의 핵 시설을 무력화하는 데 초점을 뒀으며 정권 교체나 수뇌부 제거와는 무관했다.
이에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지지 않았고 공격 개시 이틀 만에 휴전 합의가 이뤄지면서 사태가 이내 일단락됐다.
그 결과 달러-원 환율도 단 하루 18.70원 오르는 데 그쳤고 휴전 소식에 24.10원 떨어지면서 오히려 환율이 더 낮아졌다.
현재 상황과 더 흡사한 과거 사례는 지난 2022년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던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군사 작전을 개시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급속도로 확산했고 주요국 증시가 곤두박질쳤다.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 감소 전망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심화했다.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2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 인상 기조로 선회하게 됐으며 이 기간 달러-원 환율은 1,190원대에서 1,240원대로 50원가량 높아졌다.
이번 미국과 이란의 분쟁 양상도 마찬가지 결과를 낳고 있다.
유가가 단 이틀 만에 10% 넘게 뛴 가운데 고공행진하던 코스피는 급락 장세로 돌아섰다.
6,000을 훌쩍 넘어섰던 코스피는 5,000 초반대로 미끄러졌으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연준의 통화 완화에 대한 기대도 한풀 꺾이는 수순이다.
최근 연저점을 새로 쓴 달러-원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면서 불과 3거래일 만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과 이란이 정면 충돌한 이후 환율 움직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당시와 유사한 만큼 2022년 당시 전쟁이 장기화하고 연준이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결국 연말께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섰던 점을 유념해야 한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장기화할 경우 달러-원 환율 상방 움직임도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참가자들과 전문가들이 사태의 장기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관건은 미국과 이란이 얼마나 빨리 출구를 찾아갈지 여부다.
빠른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작했으며 중동 주변국들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란 정보국이 미국과 종전 협의를 시도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미국은 군사력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무력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당분간 달러-원 환율은 유가와 주가 하락으로 드러나는 위험 회피 분위기에 연동한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는 우려 측면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위로 가려면 전쟁이 더 심화하고 유가는 85달러를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란 이벤트가 단기로 끝날 이슈인지 아닌지 아직 판단이 되지 않는다"며 "시나리오별로 예상되는 환율 움직임이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지지율 때문에 빨리 끝내고 싶어 할 것 같지만 이란이 쉽게 물러서지 않고 계속해서 저항해 장기화할 수 있다"면서 "유가가 자극돼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ywshi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