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이냐 원-달러냐…환율 표기에도 '시장 언어'가 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외환시장 기사를 보다 보면 같은 환율을 두고도 '달러-원 환율'과 '원-달러 환율'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숫자는 같지만 의미는 정반대로 읽히기도 한다.
시장 참가자들이 사용하는 환율 언어와 일반 독자가 받아들이는 환율 개념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의미다.
환율이 올랐다는 말은 원화가 약해졌다는 뜻일까, 아니면 달러가 강해졌다는 의미일까.
외환시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종종 헷갈리는 개념이다.
◇ 왜 한국은 '달러-원'을 쓸까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두 통화의 교환비율이다.
하지만 실제 거래에서는 어느 통화를 기준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기준 통화(Base Currency)'라고 한다.
한국 외환시장이 '달러-원' 체계를 사용하는 이유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사실상 기준 통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보통 '기준 통화-상대 통화' 형태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이라면 이는 미 달러화 1달러를 사기 위해 1,400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 통화에도 위계가 있다…강한 통화가 앞에
환율 표기에는 일정한 관행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강한 통화는 앞에, 약한 통화는 뒤에 오는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로화의 경우 유로-달러(EUR-USD)로 표기하며 영국 파운드화의 경우 파운드-달러(GBP-USD)로 표기한다.
달러화가 엔화 및 원화에 붙을 경우 달러-엔(USD-JPY), 달러-원으로 표기된다.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달러보다 강한 통화로 인식되기 때문에 앞에 오고, 엔화와 원화의 경우 달러 뒤에 붙는 식이다.
이처럼 환율 표기에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형성된 통화 위계 또한 반영된다.
◇ 달러-원이 오르면 원화는 약세
환율을 어떻게 읽느냐도 기준 통화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달러-원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달러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즉 같은 달러를 사기 위해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해졌다는 뜻이다.
결국 이는 원화 가치가 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고 표현하면 같은 상황을 정반대로 설명하게 돼 주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에는 원화 가치가 강해졌다는 의미가 된다.
◇ 딜러는 왜 '원-달러'라고 말하지 않을까
외환시장 딜러들이 '원-달러 환율'이라는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딜러들에게 환율은 '원화 가치'가 아니라 달러의 가격에 가깝다.
즉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를 얼마에 살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정보라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을 바라보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언론 보도에서는 다른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는 것이다.
뉴스에서는 '원화 가치 하락' 또는 '원화 약세' 같은 표현이 함께 사용된다.
이는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외환시장 참가자와 달리 일반 국민들은 자국 통화를 중심으로 환율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달러-원'이라는 시장 언어와 '원화 약세'라는 기사 표현은 같은 현상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는 방식인 셈이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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