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전쟁보다 무서운 것, 달러
  • 일시 : 2026-03-09 08:00:02
  • [뉴욕은 지금] 전쟁보다 무서운 것, 달러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중동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교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두고 4~5주짜리라고 하지만, 이란은 최소 6개월 이상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원유 수출길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산유국인 이라크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는 일제히 감산에 들어갔다.

    중동 전쟁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경로는 에너지 가격이다.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와 가스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이는 곧 물가 상승 압력으로 연결된다.

    고유가가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그간 이어져 온 주요 국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을 뒤집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경로 역시 흔들린다.

    달러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는 가운데 안전자산이자 순에너지 수출국이라는 미국의 지위를 등에 업고 더욱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어떤 상황에 부닥치게 될까.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이런 경제에서는 높은 환율과 높은 유가는 물가를 밀어 올린다.

    일정 부분 경기 반등을 지원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정책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통화정책은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

    사실, 걱정해야 할 요소는 하나 더 있다.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자금이 달러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원유 수입국들은 더 많은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산유국으로 흘러 들어간 달러 자금은 미국 금융시장으로 다시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자금은 위험 자산보다 달러 그 자체와 단기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미국 이외 지역의 달러 유동성은 타이트해질 수 있다. 특히,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금융시장의 달러 유동성은 빠른 속도로 얇아지게 된다.

    과거 오일 쇼크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패턴도 결국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이었다.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90%가 넘고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외국인 자금의 비중은 33%에 달한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고는 338조3천억원 정도다.

    만약, 고유가가 장기화한다면 한국 금융시장은 단순한 환율 상승을 넘어 자본 유출 압력까지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이번 위기는 단순한 지정학적 충격이 아니다. 잘못하면 유가·환율·자본 유출이 동시에 움직이는 '3중 압력'이 한국 금융시장에 닥칠 수도 있다.

    지난주 일시적이나마 달러-원 환율 1,500원 돌파와 코스피 급등락은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 압력의 전조일지도 모른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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