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유류비 직접 지원' 검토 지시…유가 쇼크發 추경 가능할까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때에도 추경에 유가보조금 확대 등 담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사태발 국제유가 급등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에 대한 직접적인 유류비 지원 검토를 지시하면서 정부가 재원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부는 국내 기름값 안정을 위해 석유류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을 우선 시행할 계획이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추가 재정 투입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9일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 점검회의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조치,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등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께선 일률적인 유류세 인하보다 피해를 더 보는 소비자에게 직접 지원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며 "유류세는 빨리 할 수 있지만 직접 지원은 재원 문제도 있고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상황에서 국내 기름값 안정을 위해 이번 주 안에 석유류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뒤 유류세 인하 폭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있는 만큼 추경을 선제적으로 편성해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2.0%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100달러 수준에 도달할 경우 물가 상승률은 약 1.1%포인트(p), 150달러까지 상승하면 2.9%p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추경 가능성을 묻는 말에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이번 충격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면 재정 대응을 포함한 여러 정책 옵션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추경은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편성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에도 유가보조금 확대 등 에너지·물가 부담 완화 대책을 추경에 담은 만큼 이번에도 추경 편성 요건에는 부합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구체적으로 당시 정부는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지원 단가를 인상하고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어업인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을 한시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해 반도체 기업의 실적 호조로 법인세를 중심으로 초과세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적자국채 발행 없이도 추경 재원 마련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간 채권시장에서는 정부가 6·3 지방선거 전에 당해연도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해 10조~20조 규모의 추경을 편성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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