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스팟 주포] 우리銀 전용진 "정교한 팀플레이…하이브리드 딜러로 도약"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외환시장 구조개선으로 외환딜러의 역할이 다변화된 시대에 거래 역량과 기획·소통 능력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딜러'로 도약하고 싶습니다".
전용진 우리은행 자금시장운용부 과장은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우리은행 딜링룸의 강점으로 체계적인 역할 분담과 시스템을 꼽았다.
전 과장은 2015년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영업점에서 2년 반, 본부 부서에서 5년 반 동안 근무한 뒤 2023년 딜링룸으로 전입했다.
딜링룸에서는 코퍼레이트 세일즈 업무로 1년, FX스와프 딜러로 1년을 보내며 시장 흐름을 익혔고 현재는 달러-원 스팟 주포 2년 차로 활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스팟 주포를 맡게 된 전 과장은 트럼프의 시대에 외환딜러로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다고 털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나에도 환율이 급등락하는 경우가 빈번해, 방향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교하게 설계된 팀원들의 역할 분담과 유기적인 팀플레이 덕분에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우리은행 자금시장운용부는 지난해 달러-원 환율 시장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데스크 수익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그는 "시장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이 오랜 시간 구축한 시스템 덕분에 주포 교체기였던 지난해에도 흔들림 없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트레이딩 원칙으로는 '섣부른 예측을 경계하는 태도'를 꼽았다.
매일 아침 팀 시황회의를 통해 밤사이 국제 정세와 금융시장을 점검하고 전략을 공유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시장 방향을 단정 짓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정 시나리오에 과도하게 몰입하면 손절 타이밍을 놓치거나 시장과 반대 방향으로 무리하게 버티는 실수를 할 수 있어서다.
올해 달러-원 환율은 1,400원대 초반까지 차츰 하향 안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반기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겠으나, 하반기에는 환율이 완만하게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다음은 전용진 과장과의 일문일답.
--외환딜러 입문 계기와 현재 담당 업무는.
▲빠른 호흡으로 일하는 업무에 매력을 느꼈다. 변화하는 시장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업무가 저와 잘 맞는다고 느꼈다. 현재는 달러-원 스팟 주포로서 프랍 거래와 고객 물량 처리를 맡고 있다. 제가 세일즈를 경험했기 때문에 세일즈팀에서 나오는 주문의 성격을 이해하고, 특정 가격을 받았을 때 세일즈 담당자와 업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그런 경험이 실제 거래에 도움이 된다. 세일즈가 물량을 가져오지 않으면 딜러는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객 물량은 딜러에게 굉장히 큰 무기다. 그러려면 세일즈팀과 관계도 좋아야 하고, 고객들도 우리은행의 가격이 좋다고 느껴야 한다. 그런 부분을 늘 신경 쓰고 있다.
--하루 일과는.
▲오전 8시 출근 직후 팀원들과 시황 회의를 한다. 주요 외신을 읽고 시장 상황, 밤새 발생한 국제 정세 관련 이슈를 살펴보며 각 데스크의 생각과 전략을 공유한다. 혼자서 모든 자산의 흐름을 읽기는 어렵기 때문에 데스크 간 의견 공유가 시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장중에는 주니어 딜러들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각자가 느끼는 시장에 대한 결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콥세일즈 직원들과의 소통도 필수다. 수출입업체 주문이 많은 날에는 시장 움직임이 더 선명하게 읽히기도 한다. 특히 고객 물량은 딜러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에 기업의 니즈를 반영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려고 한다. 주간장이 끝난 뒤에도 방심할 수 없다. 외환시장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하루 중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고 있다. 이렇게 꽉 찬 하루를 마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근하는 편이다.
--나만의 트레이딩 원칙은.
▲시장을 섣불리 예측하지 않는 것이다. 매일 아침 시황회의를 통해 하루를 시작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장의 맥락을 짚기 위한 과정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향후 방향성을 단정짓지 않는다. 섣부른 예측은 고정관념이 돼 적절한 손절 타이밍을 놓치게 하거나, 시장에 반하는 '무리한 버티기'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달러-원은 위안화나 엔화 등 주요 아시아 통화의 커플링, 디커플링이 수시로 반복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장세에서는 특정 시나리오에 갇히기보다 현재 시장이 보여주는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구체적인 날짜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저 역시 그 무렵에 처음 주포를 맡았다. 말 그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업무를 시작한 셈이다. 업무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밤낮 없이 쏟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에 환율이 출렁였고, 이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팀원들이 옆에서 받쳐준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고, 좋은 성과도 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부담이 컸던 시기였지만, 동시에 좋은 팀원이 주는 힘을 가장 크게 느낀 시기이기도 했다.
--올해 환율 전망은.
▲올해 외환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행보와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1,400원대 초반 레벨까지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발생했던 수급 쏠림 현상이 올해 연초에는 상당 부분 완화됐는데, 이러한 분위기가 재차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대내외 리스크가 남아 있어 단기적인 변동성은 높겠지만, 넓은 관점에서는 완만하게 하향 안정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중동 상황을 어떻게 보나.
▲중동 관련 새로운 소식이 나올 때마다 전 세계가 일희일비하는 느낌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굉장히 높은 상황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 시나리오가 바뀌고 있어, 시나리오별로 유가와 환율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주포 입장에서 특정 방향을 단정하기보다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트레이더 업무를 계속하려면 스트레스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 처음 주포를 맡았을 때는 오전 거래를 망치면 점심을 못 먹을 정도로 하루가 망가지곤 했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 손실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도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 반면 지금은 키패드에서 손을 떼는 순간 지나간 거래로 인한 스트레스를 털어내려 한다. 점심시간에는 오픈해놓은 포지션을 잠시 잊을 정도로 스스로 온-오프 전환이 잘 되는 모습을 보며 놀라울 때도 있다. 일할 때와 쉬는 때를 확실히 구분하는 것이 현재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이다.
--우리은행 딜링룸의 강점은.
▲개인의 역량을 넘어 정교하게 설계된 팀플레이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우리은행 딜링룸의 강점이다. 선배들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뤄진 현재의 FX운용팀 데스크 체제가 상당히 정교하다고 생각한다. 장중 각 팀원이 느끼는 부분들을 스몰토크처럼 수시로 공유한다. 고객 물량이 많은 저희 하우스 특성상 그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주포를 탄탄하게 백업할 수 있는 동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우리은행 딜링룸의 업무 방식은 '축구'로 비유할 수 있다. 주포가 득점을 노리는 공격수라면 주니어 딜러는 수비수와 미드필더 역할을 하며 주포를 뒷받침한다. 북을 맞추는 '키퍼'는 골키퍼처럼 새는 돈을 막는 역할을 한다. 결국 모든 선수가 각자의 자리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
우리은행의 시스템은 시장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이 감독의 관점에서 오랜 시간 구축하고 다듬어온 결과물이다. 이런 구조 아래에서는 특정 직원이 빠져도 큰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 역할 분담이 매뉴얼화돼 있어 새로운 인력이 들어와도 비교적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이런 탄탄한 체계 덕분에 주포 교체기였던 작년에도 흔들림 없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작년 달러-원 시장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고, 데스크 수익도 역대 최고 수익을 경신했다.
--앞으로 우리은행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최근 외환시장 구조개선으로 딜러의 역할이 다변화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딜러 본연의 거래 역량뿐 아니라 기획력과 소통 능력이 조화를 이루는 하이브리드 딜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하이브리드 딜러로서의 역량을 끌어올려, '외환시장 유동성 공급'과 '은행의 수익 달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Dual Mandate)를 성실히 수행하고 싶다.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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