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장기화 조선업에 기회?…달러-원엔 어떤 영향
  • 일시 : 2026-03-13 08:07:55
  • 중동사태 장기화 조선업에 기회?…달러-원엔 어떤 영향



    2026.3.12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조기에 마무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달러-원 환율에 대한 상방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히면서 에너지 수송과 관련해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유가 100달러 돌파…분쟁 지속에 커지는 위험회피

    13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 환율은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움직임에 따라 10원~20원씩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정규장 시간대에는 1,480원대 레벨이 고점으로 인식돼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출회되고 있지만, 네고 물량이 부족한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는 1,490원대를 웃도는 상황이 여러 차례 나타나고 있다.

    간밤 연장거래에서는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된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고 밝히면서 달러-원 환율이 한때 1,495.2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소식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이날 10% 가까이 급등 마감했다. 브렌트유도 2022년 8월 이후로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동 분쟁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방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봉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 불안이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키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국내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 급등으로 달러-원 환율이 1,500원~1,53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1,550원선을 상향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1,500원대 레벨에서는 외환당국이 개입할 가능성도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유가와 달러가 동시에 오르는 환경에서는 개입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국회는 12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했다. 사진은 이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모습. 2026.3.12 image@yna.co.kr


    ◇조선업계 "에너지 수송 선박 수요 기대"

    이런 상황에서 네고 물량의 '큰손'으로 꼽히는 조선사들의 대응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중동 분쟁이 조선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수송 차질로 선주들이 선박 인도 일정을 늦추거나, 발주 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국내 조선3사(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와 대규모 LNG선 발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카타르의 경우, 이번 중동 사태로 인도 지연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조선사들은 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부정적인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선박 건조 계약이 통상 수년에 걸쳐 진행되고, 공정 진행률에 따라 매출이 인식되는 구조인 만큼 일정 기간의 지정학적 변수로 사업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A조선사 관계자는 "LNG선 발주와 관련해 매출에 차질이 발생하는 부분은 없다"며 "어차피 수주받은 것은 수주를 받은 것이며, 저희가 원가를 투입한 만큼 매출을 인식하고 완성해 인도하는 구조이기에 당장 매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조선사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해 선박 인도 시점까지 영향을 주지 않는 이상 실제 차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인도 시기가 보통 2~3년 걸리는데, 선주들이 운항 계획이나 항로를 조정할 수 있기에 당장 사업에 영향을 줄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공급망 변화로 에너지 수송 선박 수요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A조선사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는 LNG 운반선 관련 니즈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사측에서는 이번 사태를 주시하며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 매도 역시 환헤지 정책에 따라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조선사 관계자도 "중동 리스크가 확대될 시 원유·가스 수송 선박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증권가도 긍정적 전망…단기 환율 영향은 제한

    증권가에서도 중동 분쟁 속 조선업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iM증권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LNG 수요자들이 카타르산 LNG 대신 미국산 LNG를 선호할 경우, 운송 거리가 늘어나면서 LNG 운반선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중동 걸프만 항로 차질로 대체 항로 물동량이 늘어날 시 탱커와 LNG 운반선 발주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유가 국면에서는 선가 상승분이 후판 가격 등 건조 원가 상승 부담을 상쇄해 국내 조선사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업 호황이 환율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사는 선박 인도 시점에 대금이 집중되는 '헤비 테일'(Heavy-tail) 구조인데다가 대부분 환헤지 전략을 통해 달러 매출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조선업 실적 개선에 따른 달러 유입 확대가 환율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선업 수주가 확대되면 장기적으로는 네고 물량이 증가해 달러-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선박 인도 시점이 길어 단기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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