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환율 '이중 압박'…올해 코스피 34조 순매도한 외국인 수급은
"원화 흔들리면 외국인 가장 먼저 움직여…유가 충격 전이 속도에 증시 더 크게 흔들릴 수 있어"
많이 오른 삼성전자 집중 매도…이미 충분히 팔았다는 의견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이란 사태 이후 WTI는 100달러를 기준선으로 설정한 모양새다. 지난해 연말 강력한 구두개입으로 진정시켜 둔 환율도 다시 한번 1,500원 선을 넘겼다.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투자자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이미 34조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환율과 수급, '이중압박'이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6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7.3원 오른 1,501.0원으로 출발했다.
사실상 1,500원대 환율이 장기화할 분위기다. 이란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데다, 국제 유가가 잡히지 않는다면 환율 경로 또한 돌아서기 어려운 환경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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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15달러 이상으로 올라서는 단계에서 가장 변화에 취약한 통화는 원화였다. 하나증권은 유가 5단계 국면에서 달러-원 환율이 1.5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두언 연구원은 "원화가 흔들리면 외국인 자금은 가장 먼저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그 결과 한국 주식시장은 펀더멘털의 변화보다도 충격의 전이 속도에서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주식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여부는 결국 국제 유가의 방향성과 지속성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며 "한국 증시의 핵심 변수는 단순한 지정학 뉴스가 아니라, 그 뉴스가 만들어내는 유가 경로"라고 짚었다.
연합인포맥스의 시장별 투자자(화면번호 3305)에 따르면, 이미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34조2천83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긴 지난 1월에만 1천493억원 수준의 매수 우위를 보였으며, 2월에는 21조원 순매도했다. 이달에도 보름만에 13조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서도 이러한 순매도 규모는 외국인의 '과민반응'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
이경수 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한 외인 매도 반응은 과거 벤치마크 대비 과민한 수준"이라며 "이는 중동 분쟁 등 극단적 위험 회피 구간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코스피를 헷지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결과"라고 봤다.
2010년 이후 환율 변동성과 외국인 수급을 회귀 분석한 결과, 달러-원 환율이 10% 상승 시 코스피 외인 순매도는 5조원이 적정 수준이다. 지난 2월 말 15시30분 기준 달러-원 종가는 1,439.70원으로 전일 종가까지 3.75% 올랐다. 이 기간 13조원의 순매도가 발생한 건 통계 범위를 크게 이탈한다.
다만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계 자금의 관심도가 커진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하반기 300조원 안팎이었던 거래대금은 올해 1월 들어 568조원까지 두 배가량 늘었다. 매도·매수금액 역시 각각 200조원, 180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3월, 이 금액은 25조원 수준에 불과했다.
업종별 수급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집중 순매도가 관찰됐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9조원, SK하이닉스를 6조원가량 순매도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외국인지분율은 202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과거 통계를 통해 외국계 투자자의 복귀를 가늠하는 전망도 나왔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팔다 지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과거 미국계 자금의 연속 순매도가 6개월 선에서 마무리된 점을 주목했다.
안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은 최근 4개월(10~1월) 13조5천억원을 순매도했으며, 12개월 합산으로 보면 2008년과 2020년을 제외할 때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2, 3월에 매도했다면, 이번 달이 6개월째로 2008년과 2020년을 제외하면 미국계 자금의 연속 순매도는 6개월에서 마무리됐다"고 짚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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