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은 수장은] 채권·외환시장이 바라는 최우선 덕목은 '소통'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윤시윤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차기 총재로 향하고 있다.
특히 총재 임기 만료 시점이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기와 맞물린 데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된 상황이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모습이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차기 총재가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시장과의 소통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어가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필요…총재뿐 아니라 금통위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16일 채권·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차기 총재가 통화정책 전망과 관련해 시장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창용 총재가 그간의 한은 총재들과 달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뿐 아니라 국내외 공개발언을 통해 시장과의 소통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나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과정에서 시장과의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한은과 시장 간 견해 차이를 좁히는 데 이전보다는 효과적이었다는 시각이다.
이같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조가 이어져야 한다는 데는 시장 내 이견은 크지 않다.
A 외환시장 참여자는 "이 총재의 정책 메시지는 전반적으로 명확한 편이었다"며 "지난해 채권시장이 총재 발언으로 크게 흔들린 적은 있었지만, 채권시장 특유의 롱마인드의 영향으로 다소 과하게 반응한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인 정책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했고 오해의 여지도 크지 않았다"며 "차기 총재도 모호하기보다는 명쾌한 소통을 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B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시장 참가자들은 지금처럼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한다"며 "현 총재의 커뮤니케이션도 전반적으로 무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은과 시장과의 소통을 더 강화하기 위해, 총재 뿐 아니라 금통위원들도 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개발언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 연준 이사들과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수시로 시장에 전달하는 것처럼, 금통위원들도 의견을 더 활발하게 개진할 수 있도록 차기 총재가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C 채권시장 참여자는 "한은의 경우 총재 이외의 부총재 및 금통위원들은 공개석상에 자리해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언급을 굉장히 아끼는 경향이 있더라"며 "보다 더 자유롭게 각자의 통화정책에 대한 견해를 언급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된다면 금통위 전후의 시그널 효과가 될 수 있을 것이고 각 금통위원들의 뉘앙스를 점진적으로 반영하면서, 시장이 적정한 레벨에 도달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B 외국계은행 관계자도 "중요한 정책 전환과 같은 사안은 총재뿐 아니라 부총재나 부총재보 등도 충분히 시장과 소통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당국자들의 일관된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부터 도입된 확장된 포워드가이던스인 'K점도표'에 대해서도 통화정책 경로를 파악하기에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차기 총재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D 채권시장 참여자는 "한국판 점도표는 새로운 시도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 불확실성 확대시 선제적 대응 필요…한은 독립성 유지도 중요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연일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데, 글로벌 대비 더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연준과 달리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되면서, 매파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심이 더해진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참여자들은 국내 펀더멘털과 통화정책 전망 대비 시장이 과도한 레벨까지 괴리될 경우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 채권시장 참여자는 "최근 시장 불안정시 단순매입 시점이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늦어지면서 시장 불안을 야기했다"며 "좀 더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는 역할도 중요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에서, 통화정책 판단을 둘러싸고 외부 압력이 가해질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는 오르고 경제 성장률은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도래할 경우 물가를 최우선으로 판단하기에 어려운 환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B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독립성 유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특히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움직이는 경우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데, 미국처럼 정치적 반대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 채권시장 참여자는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한은의 독립성이 유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외부의 목소리에 크게 영향받지 않을 만한 인사가 차기 총재로 임명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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