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뚫린 환율에 은행권도 '화들짝'…컨틴전시 플랜 재정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달러-원 환율이 주간 거래 기준 17년 만에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하면서 은행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1,400원대가 '뉴노멀'로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심리적 저항선이라 불리는 1,500원대 환율이 현실화하자 컨틴전시 플랜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전일 오후 위기대응협의회를 가동하고 환율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수준까지 상승한 원인과 전망 등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는 환율이 점진적으로 상승 시 시장 상황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나 단기 급등, 고환율 고착화 경우 외화유동성, 자본적정성 등 주요 지표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당분간 위기관리대책 조직을 매주 개최해 환율 변동에 취약한 차주별, 산업별로 특별 점검하는 등 신용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집중적으로 대비하기로 했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3.80원 오른 1,497.5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0일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1,501원으로 출발하며 2009년 3월 12일 후 처음으로 주간 거래에서 1,500원을 넘어섰다.
이후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당국 경계감 등으로 1,490원대로 내려오긴 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전쟁이 장기화 여부와 국제 유가 수준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내다보며 환율 전망에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은행권은 당장 환율 1,500원이 현실화하자 재무 건전성을 걱정하고 있다.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자본 지표 관리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KB금융은 투자 손익을 제외한 외화환산 손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 헤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도 CET1, BIS 자본비율 등 자본적적성 지표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지표를 도입했다.
신한금융은 달러-원 환율이 전일대비 2.5%, 10일 이내 5% 이상 상승할 경우 위기라고 판단하고 임계점 수준별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1개월 내 임계치를 초과한 적은 없다"면서도 "고환율 뉴노멀 이슈, 중동분쟁 이후 시장 외환 변동성에 대해 특별히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본적정성, 고유자산, 고객자산, 유동성 등 부문별 대응방안도 마련했다. 환율이 추가 급등하는 등 상황 악화 시 최고경영자(CEO) 주관 위기관리협의체도 즉각 가동할 예정이다.
하나금융도 위기상황관리협의회를 통해 환율 변동성에 따른 유가 및 환율 민감 업종 등 취약 업종에 대한 관리 강화, 단기자금 경색에 대비해 외화예금 등 유동성현황을 점검하는 등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외화 자산이 많은 만큼 환율 민감도가 클 수밖에 없어 통합 LCR 및 외화유동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500원 선이 뚫리면서 당분간 환율 상·하단을 예측하기 어려운 변동성 장세가 될 것"이라며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고, 기업 자금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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