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 1,500원선 재진입 배경과 전망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재차 1,500원선으로 재차 급등했다.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군사적 충돌을 넘어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에 금리인하 전망이 약해지는 등 시장 불안이 고조된 영향이 컸다.
19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3월 들어 13거래일 중 5거래일 1,500원선으로 진입했다.
달러-원 환율이 1,500원선을 진입할 때마다 외환당국 개입 경계와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집중되면서 추격 매수는 제한됐다.
하지만 환율이 1,500원선을 찍는 횟수가 늘어날 수록 1,500원대 환율 안착 가능성도 점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이란전쟁, 군사적 충돌→에너지시설 공격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군사적 충돌이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확대된 점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뚜렷하게 키웠다.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단기에 전쟁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가 상승 속도는 제한됐다.
하지만 이란의 거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 시설이 표적 공습을 받았다는 소식은 유가 급등의 촉매제가 됐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9달러대로 올랐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선 위로 껑충 올랐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다시 100대로 상승했다.
민경원,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FX전망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이 처음으로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자 확전 가능성이 심화됐다"며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달러 강세, 원유 수급 차질 가능성이 재차 불거지면서 주요국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FOMC, 금리인하 기대 열어뒀지만 인하시기 지연 전망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50~3.75%로 동결하고, 금리인하 여력을 남겨뒀지만 매파적으로 읽혔다.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던 점도표는 올해 1회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중동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하고, 향후 인플레이션 진전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금리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글로벌 경제부장, 황유선 책임연구원, 권혁우 연구원은 이날 미국 연준 3월 FOMC 회의 결과 및 평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파월 의장이 다소 매파적 논조를 제시했지만 연내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당분간 연준의 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주요 해외 금융기관들이 인플레이션 위험에 무게를 두고, 금리인하 지연 전망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요 투자은행(IB)들의 금리인하 지연 전망은 연준이 유가 충격을 일시적 요인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우세하나 물가 목표를 장기간 상회하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추가 완화가 늦춰질 것이라는 시각이 점차 증가했다.
연내 2회 금리 인하 전망이 5곳으로 여전히 우세하지만 중동 사태 이후 재개 시점을 조정한 기관들은 6월 금리인하 4곳, 9월 3곳, 동결 2곳 등을 기록했다.
이에 국금센터는 "올해 트럼프의 관세 불확실성, AI 버블 우려, 사모 대출 시장 불안 등으로 금융시장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된 상황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금융여건 긴축이 심화되며, 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 영향이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1,500원대 롱구축 부담…유가 상승시 환율 더 높아질 듯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 1,500원대 진입 후에는 추격 매수가 제한되는 분위기다.
환율 레벨이 높아지면서 고점 인식 매도 물량이 상당 규모로 유입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동 위험이 확산되고, 유가 상승 불안이 더해질 경우 환율이 1,500원선 부근에서 변동성을 키울 여지도 열어뒀다.
산업은행은 이날 FX전망 보고서에서 "중동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과 매파적 FOMC 등 환율에 미치는 핵심 지표들이 모두 위로 향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또 다시 상승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레벨 경계감과 고점인식에 따른 수출업체 네고물량은 상단은 제한할 것"이라고 봤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환율 변동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이란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을 원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앞으로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으로 중동 에너지 인프라에 추가적 충격이 가해지고 있어 유가 상방이 열려있고, 그 때문에 환율도 1,500원대에서 더 높은 곳을 노릴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날 장초반에는 환율이 1,500원을 넘기면서 대기업 매도 물량이 짧은 시간에 많이 쏟아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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