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대 환율] 은행권, 외화LCR 85~90% 밑돌면 '비상 플랜' 가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 선을 넘어선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월평균잔액(평잔) 85~90%를 자체 정상화계획 발동 기준으로 설정해 관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기준을 웃도는 구간에서도 선제 대응에 나서는 구조로, 특정 환율 수준보다는 하루 2~2.5% 변동성 등도 함께 모니터링해 시장 충격을 반영한 '사전 경보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외화LCR 월평잔 기준 약 85~90% 미만'을 '자체 정상화계획' 발동 기준으로 설정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화 LCR은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외화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외화자산 비율을 의미하는 지표로, 금융당국 규제 기준은 80% 이상이다.
은행별로는 외화 LCR 월평잔이 일정 수준(약 85~90%) 아래로 떨어지거나, 월평잔 기준 하락폭이 일정 수준(약 15%)을 넘는 경우를 자체 정상화계획 발동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하루 2~2.5%, 10일 5% 수준의 환율 변동성도 별도의 위기 인식 판단 지표로 병행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일 지표가 아닌 복합적인 트리거를 통해 외화 유동성 리스크를 조기에 포착하려는 것으로, 규제 기준을 상당 폭 웃도는 구간에서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 충격이 현실화된 이후 대응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지표가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오는 초기 구간에서부터 대응 수단을 가동하는 '사전 대응형 관리 체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복수 지표를 결합한 다층적인 관리 체계는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이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과 맞물려 운용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9원 오른 1,505원에 개장하며 장 초반부터 1,500원을 넘어섰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상승폭이 일부 축소되긴 했지만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9원 오른 1,50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하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1,500원대를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0선을 다시 웃돌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처럼 환율 상승과 유가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환경에서는 외화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달러 강세와 맞물린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까지 겹칠 경우 외화 유동성 지표에도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외화 조달 여건 역시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율 상승 국면에서는 해외 차입 비용이 상승하고 외화채 발행 여건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외화 자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유출 가능성에 대비한 유동성 관리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구조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 급등과 유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외화 조달 비용이 빠르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규제 수준을 상회하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내부 관리 기준에 근접하는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대부분 은행이 외화 LCR 규제 수준을 웃도는 여력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화 자산 구조도 과거에 비해 안정적으로 개선된 데다, 당국의 유동성 관리 체계 역시 강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기준은 위기 상황을 가정한 조기 경보 성격이 강하다"며 "실제 위기 국면에 진입하기 전에 대응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여부에 따라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 관리 강도도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환율과 유가, 글로벌 자금 흐름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인 만큼, 외부 변수에 따른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기준은 실제 위기 대응보다는 사전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조기 경보 장치 성격이 강하다"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해당 기준을 중심으로 관리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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