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인플레 선제적 차단' 중시 매파…통화정책 만능주의 경계
  • 일시 : 2026-03-22 17:20:07
  • 신현송, '인플레 선제적 차단' 중시 매파…통화정책 만능주의 경계

    경제사이클보다 '금융사이클' 변수 더 중요하게 평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그의 통화정책 성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청와대는 22일 신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중동 상황으로 인해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어 물가 관리가 중요하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신 후보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의 성향을 보면 인플레이션의 선제적 차단을 중시하는 매파로 평가된다.

    또한 통화정책 만능주의를 경계하며 재정당국과의 정책 조율을 강조하는 실용주의자로 볼 수 있다.

    신현송 후보자의 지난 2024년 7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를 보면 그의 성향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신 후보자는 "고인플레이션 체제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자기 지속적 동력을 가지게 된다. 통화정책의 역할은 경제가 그 체제로 빠져드는 것을 사전에 막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기대가 한 번 닻에서 풀리면, 이를 다시 내리는 데 훨씬 더 많은 통화정책의 '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을 사후에 잡는 것보다 사전 예상을 훨씬 중시하는 철학으로, 금리 결정에서 후행적이기보다 선행적 접근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또한 시장 소통과 관련해서는 "단순한 메시지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면서 "더 많이 말할수록 시장과의 상호작용은 더 복잡해진다"고 평가했다.

    포워드 가이던스의 과도한 사용에는 회의적인 입장으로 한은 총재로서 과도한 구두 개입보다는 절제된 소통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신 후보자는 "시장은 단일한 합리적 개인이 아니다"면서 "시장은 수많은 주체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결과물로 그 결과물은 헤드라인에 고착된다. 작은 글씨의 단서 조항은 아무도 읽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조건부로 제시되는 가이던스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신 후보자는 통화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보완 정책을 통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

    그는 "통화정책은 진공 속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재정정책, 거시건전성 정책 등 보완적 정책들이 함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 뿐만 아니라, 통화정책이 재정 스탠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중요하다. 저금리 장기화 시기에 재정정책의 제약이 느슨해졌고, 그 결과 지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재정당국과의 정책 조율을 강조하되, 재정 팽창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인다는 점을 명확히 경고하고 있어 과도한 재정지출에 맞서 독립성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신 후보자는 당시 인터뷰에서 '저금리 장기화'에 대해 경계하는 입장을 나타내며 2010년대식 초완화 정책으로의 회귀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저금리 장기화는 금리 리스크를 크게 키웠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장기 국채에서 큰 손실을 입은 것이 그 예로 이는 의도치 않은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정책이 더 팽창적인 구조에서는 통화정책도 이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금리가 구조적으로 더 높은 새로운 체제에 진입하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립 금리 자체가 높아졌다는 인식이다.

    FT 인터뷰 당시는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을 지나 전환점을 모색하던 시기였으며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신 후보자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정복했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안도해선 안 된다는 이같은 매파적 발언은 BIS 통화경제국장이라는 당시 직책의 맥락에서도 살펴볼 필요는 있다.

    BIS는 태생적으로 글로벌 금융안정을 중시하고 각국 중앙은행에 경고를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의 매파적 어조는 개인적 성향과 직책에 따르는 책임이 모두 혼합된 것이어서 실제 한은 총재가 됐을 때는 국내 경기 상황도 통화정책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매파적 성향이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은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BIS 연간 경제보고서에서 주 저자로 공동집필에 참여한 신 후보자는 "아시아 신흥국 중 물가가 목표치 이하인 국가는 금리 인하로 성장을 지원할 여력이 있다"고 명시했다.

    한은 총재가 된다면 물가 안정을 원칙으로 삼되, 국내 경기 여건에 따라 실용적 완화도 가능한 성향임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1년여 전의 인터뷰에 비교하면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공개발언의 수위도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 후보자는 전통적인 '금리 중심 매파'와도 결이 다르다.

    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통화정책만으로 경제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거시건전성 정책과 금융규제, 재정정책을 조합한 정책 조합(policy mix)을 강조해왔다.

    이는 BIS 보고서와 연설에서 통화정책이 모든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신 후보자는 경기 사이클(변동)보다 신용 팽창과 자산가격, 레버리지도 대표되는 '금융사이클'을 더 중요한 변수로 본다.

    금융불균형이 누적될 경우 경기보다 더 큰 충격을 초래할 수 있으며, 금리 정책 만으로 사전에 억제하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이에 따라 금리 정책과 함께 대출 규제, 유동성 관리 등 거시건전성 수단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글로벌 자본 흐름에 대한 시각도 분명하다.

    그는 달러 유동성과 글로벌 은행 레버리지가 신흥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핵심 리스크로 지목해왔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자본 유출과 통화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이는 단순 환율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높은 대외 의존도를 고려할 때, 그의 이러한 시각은 통화정책 운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금융에 대해서도 신 후보자는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그는 디지털 금융과 관련해서는 혁신 자체에는 우호적이지만 스테이블 코인 등 민간 디지털 화폐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는 입장을 보여왔다.

    신 후보자는 "스테이블 코인은 위기 시 1대1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화폐의 단일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간 발행보다는 중앙은행 기반의 토큰화가 미래 통화시스템의 해법임을 명확히하고 있다.

    BIS에서의 실무 및 국제경험을 통해 학자 출신임에도 실무현장에도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와대 역시 이와 관련해 "국내 통화정책 분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오셨고 세미나 참석, 강연을 많이 해왔다'면서 "중동상황에서 보듯 국제, 국내 상황을 경제부문 구분할 수 없게 됐으며 그런 측면에서 더욱 전문성이 돋보일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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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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