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엔화' 사태 키운 자동환전…FX딜링룸과 뭐가 달랐나
  • 일시 : 2026-03-23 08:36:51
  • '반값 엔화' 사태 키운 자동환전…FX딜링룸과 뭐가 달랐나



    2026.3.20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토스뱅크의 '반값 엔화'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의 자동 거래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외환(FX) 거래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딜링룸에서는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지난 10일 오후 7시29분부터 7시36분까지 약 7분간 엔화 환율 고시 시스템 오류로 당시 정상 환율(100엔당 934원대)의 절반 수준인 100엔당 472원대 환율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약 5만건, 총 283억8천만원 규모 환전 거래가 체결됐고 일본 현지에서도 일부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 측은 이후 비정상 환율 거래분 회수를 대부분 마무리했다고 밝혔으나, 지난 18일 기준 567명(14억원)의 거래는 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는 '자동 환전' 구조가 지목된다.

    다수 고객은 특정 환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외화를 즉시 매수하는 '자동 거래 서비스'나 '환율 하락 알림' 등을 통해 거래에 나섰다.

    가격 산출과 거래 체결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비정상 거래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전산사고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 2월까지 토스뱅크·케이뱅크·카카오뱅크의 5년여간 전산사고 건수는 총 163건에 달했다.

    반면, FX딜링룸에서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한 번에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 단위까지 오가는 외환딜링의 경우, 체결 전 사람 딜러의 판단 아래 가격을 재확인하는 등 내부통제 절차가 단계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일부 시중은행 딜링룸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역할 분담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트레이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포지션 누락이나 오류를 점검하며 '북'을 맞추는 인력이 별도로 존재하는 하우스도 있다.

    이에 딜링룸은 환율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거래 내역과 포지션을 수시로 확인해 이상 여부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모든 거래를 수행하기보다는 주로 팀 단위로 포지션을 교차 점검하는 방식 역시 리스크를 낮춘다.

    아울러 '딜 미스'(거래 실수)가 발생할 경우 상대방과 즉시 합의를 통해 거래를 취소하거나 정정하는 관행도 자리잡고 있다.

    물론, 외환시장도 전자화·자동화 트렌드에 성실히 발맞추고 있다.

    오는 7월 서울외환시장의 24시간 거래 체제 도입을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은 알고리즘 매매와 오토헤지, 전자 거래인터페이스(API) 기반 거래 등 자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비대면 외환 거래 추세에 맞춰 전자플랫폼(eFX) 전담 팀을 운영하는 한편, 자동 체결 시스템을 통해 야간 시간대 거래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나타난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자동화가 확대되더라도 중요한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에서는 여전히 사람 딜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동화 시스템이 불가피한 시대이지만, 전산사고가 곧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구조에서는 작은 문제가 대규모 손실로 확대될 수 있어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동화 시스템의 편의성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을 재점검하고, 실시간 모니터링 장치를 더욱 탄탄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자동화 트렌드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람과 시스템이 함께 작동하는 다층적 통제 구조가 갖춰져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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