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원화 너 떨고 있니'…2022년 데자뷔
  • 일시 : 2026-03-23 10:08:17
  • [뉴욕은 지금] '원화 너 떨고 있니'…2022년 데자뷔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4주가 다 돼간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 20일 배럴당 112.19달러에 마감했다. 전쟁 발발 하루 전(72.48달러) 대비 55% 급등했다.

    단기적으로 유가는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48시간 내로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라고 위협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전날 그런 일이 있을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것이며 주변 국가의 에너지 시설도 공격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오늘내일 안에 시장 입장에서 '빅 이벤트'가 다가오는 셈이다.

    이는 한국의 달러-원 시장에 엄청난 압박을 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떠올려 보자. 1,200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달러-원 환율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시작된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며 1,444.20원까지 올랐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전환과 레고랜드 사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그런데 유가만 놓고 보면 이번 사태는 러-우 전쟁의 파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석유류 공급 차질 물량은 하루 2천만배럴로 러-우 전쟁에 따른 물량(700만배럴)의 3배에 달한다.

    특히,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두바이유는 현재 배럴당 160달러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작년 평균(69.4달러)의 2배가 넘는다.

    통상 한국의 연간 원유 수입 금액이 700억~800억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같은 규모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배 이상의 달러가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원유는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쓰는 양을 줄이기 어려운 품목이다. 단기적으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매우 낮다.

    여기에 덩달아 오르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액까지 더하면 한국이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 필요한 달러 수요는 더욱 커진다.

    정부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정유사 수출 제한, 차량 5부제 도입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본다.

    더욱 큰 문제는 유가가 오르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질 때다. 2022년 경우에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이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레고랜드 사태도 더해졌다.

    지금의 분위기는 얼추 비슷해 보인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깊어졌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레고랜드 사태처럼 돌발 변수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외환시장은 2022년과 차원이 다른 수준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 기업의 원유 재고도 있고 정부 주도의 전략 비축유도 상당하다.

    그러나 중동 긴장이 풀리지 않고 원유를 실질적으로 다시 수입하는 수순에 이르게 된다면, 여기에 금융과 해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 다른 요소까지 결부된다면 그 파급은 2022년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파급은 러-우 전쟁과 차원이 다르다.

    앞으로 원화를 움직이는 요인은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달러-원 환율이 이미 1,500원을 넘겼지만,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 이후 대외 상황에 따라 달러 수요가 몰리는 시기가 있을 것이다. 우린 이미 4년 전에 경험했다. 대비해야 하고, 대비할 수 있다.

    jwchoi@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