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환율 1,500원 고지서 내려올 때 걸린 시간은
  • 일시 : 2026-03-25 08:47:33
  • 과거 환율 1,500원 고지서 내려올 때 걸린 시간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6.7원 오른 1,517.3원, 코스피는 전장보다 375.45포인트(6.49%) 내린 5,405.75로 거래를 마감했다.  2026.3.23 see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이례적인 레벨인 1,500원선을 넘어선 뒤 고점 부근에서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이 1,500원을 웃돈 경험이 드문 만큼 과거에는 '빅피겨' 돌파 이후 어떤 궤적을 그렸는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위로 올라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 그리고 이란 사태가 발생한 올해까지 단 세 차례뿐이다.

    1997년에는 환율이 무려 2,000원 직전까지 치솟았으며, 2009년에는 1,600원 코앞까지 뛰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선 뒤 1,520원 부근까지 오르면서 1,50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환율 상황이 얼마나 지속할지 의문인 가운데 현재처럼 국내 요인이 아닌 대외 대형 이벤트로 달러-원 환율이 올랐던 금융위기 당시 환율 동향에 눈길이 간다.

    지난 2008년 말 1,500원선을 넘어섰을 때는 5거래일 동안만 1,500원대를 넘나들다가 아래로 방향을 틀어 한 달여 만에 1,300원 부근으로 200원 가까이 떨어졌다.

    달러-원 환율은 2009년 초 다시 오르막을 걸었는데 1,500원 돌파 후 보름 만에 1,590원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하락 흐름도 가팔라 1,500원대 진입 이후 딱 한 달 만에 1,400원선까지 내려왔다. 고점을 찍고 보름 동안 200원 내려온 셈이다.

    금융위기 당시와 현재는 상황이 다르지만 달러-원 환율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시장 참가자들은 섣불리 상승 시도를 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빠르게 진정될 가능성을 꼽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 선거를 의식해 머지않아 상황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표심에 미칠 영향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달러-원 환율은 1,500원대에서 내려와 하향 안정화 경로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

    2008~2009년 달러-원 환율 동향


    2022년 달러-원 환율 동향


    다만, 이란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환율 상승세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국제유가가 쉽게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낮아지기 어려워 보이고 물가 우려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책 기조를 서서히 긴축으로 전환할 태세여서다.

    최근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한국은행 등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와 곡물 가격이 뛰고,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연준을 필두로 빠른 통화 긴축이 이뤄졌던 2022년을 떠올리게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22년 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이후 연준의 '빅스텝'이 시작되자 달러-원 환율은 연초 대비 100원 이상 높은 1,300원대에서 2022년 하반기를 맞았다.

    이후 달러-원 환율은 8월 중순에서 9월말 사이 단기간에 1,300원에서 1,440원으로 140원가량 올랐고 1,400원대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가 두달여만에 1,300원 아래로 내려왔다.

    환율이 1,300원선에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4개월여 걸린 셈이다.

    현재 대외 여건이 이때와 유사한 만큼 환율이 다시 아래로 향하는 길이 험난할 가능성도 있다.

    일단 관건은 이란전 종전, 유가와 물가 안정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것인지다.

    시장에서는 유가와 물가가 쉽게 안정화하기 어렵다고 보면서 환율이 진정되는데 상당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전쟁으로 정유시설들이 파괴돼 원유 공급이 바로 정상화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전쟁 후유증으로 이란이 주변국과 마찰을 빚을 여지가 있어 완전한 사태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제는 전쟁보다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반영이 일시적이지 않은 것이 점점 문제가 되어가는 듯하다"며 "한국 채권시장은 네 번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데 유가가 조금 빠진다고 한두번 인상 전망으로 내려가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과거 걸프전이 6주 만에 종료됐는데 이번 이란전은 이제 4주차"라며 "지상전을 하지 않는 한 걸프전보다 길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이 1,430원대에서 이란 사태 때문에 1,500원대까지 왔지만 사태가 해결돼도 당장 1,430원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잔열이 남아 있을 것이다. 이란이 공격한 주변국들이 불만을 갖고 있을 수 있어 상황이 완전히 진정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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