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범의 브레인스토밍] GDP 디플레이터와 CPI의 디커플링
  • 일시 : 2026-03-25 10:10:04
  • [유창범의 브레인스토밍] GDP 디플레이터와 CPI의 디커플링



    최근 발표된 2025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2026년 1~2월 수출입 데이터는 올해 높은 명목 성장률이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임을 시사한다. 특히 올해 발표된 수출입 데이터는 2026년의 명목 성장률이 10% 중반 이상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undefined


    2026년 2월까지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보다 3배 이상 높은데, 이는 대부분 반도체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의한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명목 GDP 성장률 증가 효과는 반도체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보수적으로 잡아도 6~7%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실질 성장률 예상치 2%와 전년도 GDP 디플레이터 3.1%를 더하면 올해 명목 성장률을 11~12% 수준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국은행 등 정책당국이 GDP 디플레이터나 명목 성장을 정책 결정의 이유로 제시한 적은 없다. 따라서 2026년의 높은 명목 성장이 통화당국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undefined


    1970년대 이후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GDP 디플레이터를 보면 두 데이터는 거의 같이 움직이며 그 차이가 대체로 미미하다. 하지만 올해는 디플레이터와 CPI의 차이가 7~8% 정도일 텐데 이는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즉, 지금까지 정책당국이 디플레이터를 따로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것은 중요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CPI와 디플레이터의 차이가 미미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처음으로 두 데이터의 차이가 유의미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실질 성장과 크게 괴리된 명목 성장이 주는 효과에 대한 고려가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된다.

    undefined


    높은 명목 성장이 주는 효과는 무엇일까. 2025년 4분기 명목 성장은 피용자 보수, 영업 잉여 등으로 분해할 수 있다. 작년 4분기 피고용인의 명목소득은 전분기대비 2.2%, 기업들의 이익은 전분기대비 6.5% 증가했다. 경제구성원들의 명목 소득이 상당폭 증가한 것이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상여금을 1분기에 지급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노사 협약으로 영업이익의 1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게 되어있는데, 2025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40조원이었다. 그리고 2026년 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150조~200조원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상여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이렇게 증가한 영업이익은 법인세의 원천이 되는데 현재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600조원을 넘는다면, 이것은 2025년 대비 400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므로 정부의 법인세수는 80조원 이상 증가할 것이며, 이는 경우에 따라 재정지출로 돌아올 수 있다.

    2026년의 높은 명목 성장은 경제 구성원들의 높은 명목소득으로 시현될 가능성이 크다. 근로자의 높은 명목 소득은 소비의 증가로, 기업의 높은 잉여는 법인세와 투자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성장과 물가의 상방 위험을 높일 것이며, 경제가 외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내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앞서 예상한 대로 향후 1~2분기 정도 더 높은 명목 성장이 확인된다면, 현재 진행 중인 중동 지역에서의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높일 경우 통화 당국은 보통의 경우보다 더 적극적으로 긴축을 고려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높은 GDP 디플레이터와 그로 인한 높은 명목 성장은 단순히 명목이기에 무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중동 지역의 불안과 연관되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관련된 변화가 가져올 영향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이다.

    (유창범 전 KB국민은행 부행장)

    undefined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