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BI 임박] 원화에 호재?…헤지 수요가 변수
  • 일시 : 2026-03-26 09:45:06
  • [WGBI 임박] 원화에 호재?…헤지 수요가 변수



    (영종도=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의 은행 환전소에 달러화 등 각국 통화 환율이 표시돼 있다. 2026.3.23 jjaeck9@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오는 4월부터 우리 국고채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다.

    대규모 국고채 수요가 해외에서 유입되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최근 거세진 원화 가치 절하 압력이 상쇄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관건은 유입 자금의 환 헤지로 헤지 비중이 작을수록 원화에 가해지는 상방 압력도 커질 전망이다.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고채는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에 걸쳐 WGBI에 편입된다.

    지난 2022년 지수 편입 사전 단계인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2024년 편입이 확정됐고 1년 6개월 뒤인 오는 4월 실제 편입 절차가 개시되는 것이다.

    WGBI는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산출해 발표하는 선진 채권지수다.

    국채 발행 잔액, 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등 까다로운 요건을 갖춰야 해 WGBI에 편입되면 '선진 국채'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WGBI 추종 자금은 2조5천억~3조달러(약 3천700조~4천50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고채 편입 비중은 약 2%로 최소 500억달러(약 75조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 대규모 자금이 물밀듯 들어올 예정인 점은 최근 요동치며 불안정해진 원화의 하단을 견고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국고채를 사들이기 위해서는 달러화를 팔아 원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통적으로 채권 자금은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하다. 환 포지션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환 헤지를 병행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유입 자금 전체가 환 헤지를 한다면 원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

    그러나 의도적인 환 오픈 전략, 헤지하기 용이하지 않은 구조 등으로 꽤 큰 규모의 자금이 헤지 없이 들어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WGBI 신규 편입에 따른 초기 투자 자금이므로 환 헤지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지난 2024년 인도 국채가 JP모건체이스의 신흥시장 국채 지수에 편입될 당시 투자자들은 환 헤지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 바 있다.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될 때마다 환 헤지를 하기 번거롭다는 단순한 이유도 있고 새로운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그만큼 익스포져를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적극적으로 헤지에 나서지 않기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낙관적으로 추산할 경우 전체 유입 자금의 50%가량이 환 오픈 자금일 것이라며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는 자금 규모가 총 250억~300억달러라고 추산했다.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매달 31억~35억달러 규모의 신규 외화가 유입될 것이란 예상이다.

    신한은행은 유입 자금을 600억달러로 보고 헤지 비율이 매우 낮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매달 75억달러, 하루에 3억7천500만달러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입 자금의 실제 헤지 비중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겠지만 원화 강세, 즉 달러-원 환율 하락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국고채 WGBI 편입은 2~4분기 단기적으로 국내 외환 시장에 달러화를 공급해 달러-원 환율 하방 압력을 더하는 요인"이라며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한국 자산 신인도가 제고되면서 신규 자금 유입을 추가로 자극할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투자 자금이 선유입됐다고 보고 있으나 이는 액티브 자금으로 WGBI 편입을 위한 자금과 관계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향후 WGBI 편입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원화가 강세로 흐를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자금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꾸준히 분할 유입되므로 환율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내국인 해외 투자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원화를 약세로 이끄는 요인도 상존하고 있어 WGBI 편입으로 인한 원화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결국 WGBI 편입에 따른 원화 강세 효과는 실제 유입 자금의 환 헤지 비율과 각종 대내외 변수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WGBI 자금은 평균 만기가 7~8년이라 헤지를 하지 않고 들어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면서 "만기 7~8년에 맞춰 헤지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8개월 동안 600억달러가 하루 3억7천500만달러 정도로 분산돼 들어올 텐데 서학개미가 2월 초 하루 평균 7억7천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면서 "미국에 집중 투자하는 시기가 또 있거나 중동 전쟁의 심각성이 완화하지 않으면 WGBI 자금 유입만으로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국채 편입 때 위안화는 초기 몇 달 강세였다가 나머지 대부분 기간에는 약세였다"면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한두개가 아니므로 자금이 유입되는 8개월 동안 계속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초기에도 중동 전쟁의 국면 전환이 있어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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