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인플레 우려에 금융권 환율 전망 상향 중…상단은 어디에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이란 사태 장기화로 올해 달러-원 환율이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고유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잇달아 연간 환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상단도 높여 잡는 추세다.
3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올해 평균 달러-원 환율 예상치를 1,445원에서 1,46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NH투자증권도 올해 환율 전망치를 1,440원에서 1,460원으로 변경했다.
지난 1월 수치를 1,420원에서 상향 조정한 지 2달여 만에 다시 한번 전망치를 올렸다.
올해 달러-원 환율이 평균 1,427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던 BNK부산은행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를 근거로 예상치를 1,445원으로 높였다.
예상보다 길어지는 이란 사태가 금융기관들의 환율 전망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미국이 이란을 기습 공습하며 국가 최고 지도자 등 수뇌부를 타격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아직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양측이 물밑 협상을 벌이는 기류가 흐르지만 미국의 압박 수위는 높아져만 가고 있고 이란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문제는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해 국제유가가 고공행진 하는 점이다.
예상치 못한 유가 급등에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전쟁이 끝나도 여파가 이내 진정되기엔 어려운 단계에 다다랐다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경로도 틀어지고 있다.
긴축으로 돌아서려 했던 국가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인하 경로를 걷던 중앙은행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방향 전환을 고민 중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통화 완화를 기대했던 일본은행(BOJ)은 최근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유럽중앙은행(ECB) 고위 관계자들은 잇달아 유가 충격에 대응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ECB가 당장 4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으며 잉글랜드은행(BOE)의 금리 인상 전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결정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비둘기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금리 인하에서 동결로 입장을 바꾸는 등 연준이 이른 시일 내에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는 강달러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해 최근 달러 인덱스는 100 안팎에서 움직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쟁 발발로 고유가와 강달러가 장기화하면서 전쟁 이전 대비 환율 상하단 눈높이가 상향 조정된 점을 반영해 연평균 예상치를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쟁 종료 이후에도 유가가 연말까지 월평균 85달러로 전쟁 이전 대비 높은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쟁 초기 제시한 시나리오 중에 부정적인 시나리오에 가까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NH투자증권은 "한국은 코로나19 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면서 국제 유가 상황에 수입 물가가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과거 수입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로 전환한 경우 무역수지 부담, 교역조건 악화를 반영해 환율이 대체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유가 전망을 60~100달러로 상향하고 이를 반영해 환율 전망치를 1,460원으로 높였다고 NH투자증권은 밝혔다.
달러-원 환율 예상 상단은 전고점 부근인 1,520~1,530원에 형성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예상 레인지로 1,400~1,520원, NH투자증권은 1,390~1,530원을 제시했다. 부산은행은 1,395~1,520원으로 내다봤다.
전쟁 종료 가능성과 견조한 무역 흑자, 연준의 긴축 전환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점 등이 전고점을 크게 웃돌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 근거로 제시됐다.
부산은행은 "무역흑자가 지속하는 가운데 네고 물량이 확대될 수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을 감안할 때 환율 하방 압력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공급 충격은 물가를 자극하지만 소비 등 성장에는 부담을 준다"면서 "유가 상승이 공급측 물가 압력을 자극해도 수요측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는 연준도 금리 인상 재개보다는 인하 시점을 늦추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금리를 인상하는 데까지 다다르지는 않을 것이란 점에서 달러화 강세도 다소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사태 악화시 고점을 1,54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면서 "극적 협상 타결시 1,500원 하회도 충분히 가능하나 고유가 부담 누적으로 하단은 지난 3월 하단인 1,455원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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