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한달] 달러, 3월에만 2% 넘게 급등…"오버슈팅으로 하락 가능성"
  • 일시 : 2026-04-02 08:45:01
  • [중동전쟁 한달] 달러, 3월에만 2% 넘게 급등…"오버슈팅으로 하락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화는 이란전쟁 이후 3월 한 달간 2% 넘게 급등하며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을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펀더멘탈 대비 과도하게 오른 경향이 있다며 향후 이란전쟁이 종식될 경우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화, 이란전쟁에 한 달간 2%대 강세

    2일 연합인포맥스 해외주요국 외환시세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이란전쟁이 발발한 2월 28일 이후 3월 한 달간 2.29% 상승했다.

    달러화의 월간 상승 폭은 3.38% 상승했던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이란전쟁으로 전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한 영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연초만 해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0.3%p 상향 조정할 예정이었지만, 이란전쟁으로 전망을 조정하지 않았다.

    특히 미국이 에너지 순수출국이라는 점은 금이나 국채 등 다른 안전자산 대비 달러화에 투자 수요를 쏠리게 만들었다.

    유가 급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에너지 수출국인 미국은 다른 국가 대비 타격을 덜 받을 것이란 예상이 반영됐다.

    달러화는 다른 안전자산 통화인 엔화나 스위스 프랑 대비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3월 달러화는 엔화 대비해서는 1.64%, 스위스 프랑 대비해서는 4.05% 강세였다.

    반면 금 현물은 3월 들어 11.96% 급락하며 2013년 6월 이후 최악의 한 달 수익률을 기록했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는 "달러화는 대부분의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는데 이를 안전자산 선호라고 볼 수 있지만, 미국이 수입 원유에 덜 의존하고 있다는 펀더멘탈도 같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발표했을 때 불확실성과 위험 속에서 달러화가 오히려 하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지금은 미국이 유럽 등 다른 국가 대비 유가 급등만으로 실질 소득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바클레이즈의 외환·신흥국 거시전략 글로벌 총괄 테미스토클리스 피오타키스는 "달러화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지지받고 있으며, 유가가 10% 상승할 때마다 달러가 0.5~1% 정도 상승한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란 전망 역시 달러화 강세를 지지했다.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지난달 31일 배럴당 118.35달러에 마감하며 3월 한 달간 가격이 63% 뛰었다. 이는 원유 선물시장이 도입된 1988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도 51% 급등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한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참가자는 지난달 25일 만해도 18.5%에 달했다.

    다만, 제롬 파월 의장이 최근 하버드대 대담에서 "통화정책이 공급충격에 단기적으로 의미 있게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말해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는 0.3%로 내려앉았다.

    금리 인상 예상은 거의 사라졌지만,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이는 여전히 61.9%다. 연초 1~2차례 금리 인하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것 대비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강화한 것이다.



    ◇달러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달러화의 향방은 이란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에 따라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과 이란 대통령들의 발언이 종전이 예상보다 일찍 나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만일 이란전쟁이 조만간 끝난다면 달러화는 크게 조정 받을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종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가로 공격하지 않는다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주요 투자은행들도 현재 달러화가 펀더멘탈 대비 과도하게 오른 오버슈팅 측면이 있다며 연말로 갈수록 달러화 하방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주요 10개국(G10) FX 전략 책임자인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역사적으로 달러화는 전쟁 초기 강세를 보이고, 한 달 후 약세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었다"며 "현재 달러화는 공포에 기반한 과잉 반응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가 급등으로 경기가 둔화하면 연준이 결국 하반기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지수가 중기적으로 현재 수준에서 약 3~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달러화가 현재 펀더멘탈 대비 약 15%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글로벌 FX 전략 공동 책임자는 자사 팟캐스트에서 "달러는 펀더멘털 대비 약 15% 과대평가 되어 있으며, 시장의 초점이 전쟁 우려에서 미국 성장 둔화 리스크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달러화는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일부 잃고 "순환적 하락"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쟁 관련 재정 지출로 재정적자가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으며,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하반기에는 달러화가 기술적 매도구간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강달러를 추종하기보다는, 유로와 엔화처럼 현재 달러 대비 저평가된 통화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완만한 달러 하락에 대비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바클레이즈의 피오타키스 총괄은 "달러화에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위험 프리미엄도 반영되어 있어 만약 이란 관련 상황이 안정되고, 미국이 다시 자국 내 문제에 집중해 미국 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달러의 위험 프리미엄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고평가 경고에도 이란전쟁이 지속한다면 유가 상승 압력에 달러화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지난 주말 예멘 후티반군이 공식적으로 개입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여전히 변수다.

    예측 시장 폴리마켓에서는 이달 중 미군의 이란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70%로 예측하고 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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