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원화약세, 外人 포지션 청산의 결과…외환위기와 성격 달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웃돌면서 원화가 가파르게 약세 흐름을 보이는 데 대해 "외국인의 (국내 주식)포지션 청산이 전이된 결과일 뿐 전통적인 외환위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원화 약세가 구조적으로 심화되던 국면에서는 경상수지 악화, 대외 신용 불안, 지속적인 자본 유출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이러한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주식 시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외국인 매도 자금이 단기간에 달러 수요로 전환되며 환율을 밀어 올린 전형적인 '수급 충격형 상승'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즉, 주식 시장에서의 포지션 청산이 외환시장으로 그대로 전이된 결과라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중동사태로 지난달 국내 증시가 큰 조정을 보인 것에 대해, '혹독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견뎌냈다'고 비유하며 "2025년 중반 이후 불꽃처럼 타올랐던 급등 장세가 과연 펀더멘털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버블이었는지를 두고 시장의 논쟁이 다시 점화된 시기"라고 회고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한국 시장이 마주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시나리오 중 하나였으며, 역설적으로 우리 시장의 복원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외국인이 쏟아낸 370억 달러가 넘는 매도세에 대해선 "한국 증시 역사상 연간 기준으로 매도세가 가장 맹렬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가 366억 달러 수준이었다"며 "과거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1년 내내 쏟아졌던 물량에 맞먹는 충격이 단 두 달 만에 압축적으로 시장을 덮친 셈"이라고 봤다.
그는 "그간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쌓인 이익 실현 욕구와 더불어, 한국 시장이 글로벌 자산 배분 관점에서 환금성이 뛰어난 시장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며 "여기에 중동 사태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칠 타격에 대한 우려 역시 일정 부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실장은 "그러나 이번 글의 목적은 외국인의 향후 전망을 예단하거나 매도세의 지속 여부를 점치는 데 있지 않다"며 "핵심은 이러한 역대급 폭풍 매도세와 중동 전쟁이라는 대충격 속에서도 한국 주식시장이 5,000선 부근을 지켜내며 버텨냈다는 사실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한국 증시가 단순한 상승장이 아닌, 실제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구조적 체력을 갖추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조정은 시장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라기보다, 오히려 극단적 상황에서의 하단을 확인시켜 준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규정했다.
김 실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경쟁력,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 그리고 산업 전반의 구조적 성장 스토리는 단기간의 지정학적 이벤트로 훼손되기 어려운 성격을 지닌다"며 "실제로 시장 내부에서도 이번 급락을 펀더멘털 붕괴가 아닌, 지정학 리스크와 수급 요인이 결합된 패닉성 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기간 중 발생한 환율 변동성 역시 보다 입체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와 달리 원화 약세를 구조적으로 증폭시키던 내부 요인들이 상당 부분 완화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확대, 이른바 '서학개미' 흐름은 이전 대비 둔화된 국면에 접어들었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해외 투자 역시 속도 조절이 이루어지면서 지속적인 달러 수요 압력은 한층 낮아진 상황"이라며 "이는 외환시장의 하방을 지지하는 중요한 완충 장치로 작용한다"고 내다봤다.
김 실장은 전일 시작된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단계적 편입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을 유도하며 외환 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구조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환율을 끌어내리는 직접적인 변수라기보다는, 향후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낮추고 원화 자산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환율 급등은 구조적 위기의 신호라기보다는, 주식 시장발 수급 왜곡이 외환시장에 일시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부 충격이 완화되고 주식 시장의 수급이 정상화될 경우, 환율 역시 기존의 밴드로 점진적으로 회귀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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