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올린 미·중 정상회담…과거와 달라진 중국 위상에 눈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년 만에 방중한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와 양국 간 달라진 권력 구도 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방중했다.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으며 이날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다음날 오찬도 진행한다.
◇전면에 나선 베선트…달라진 중국의 위상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과의 협상을 이끈 인물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를 시작하면서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행정부였다면 재무장관이 외교를 주도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관계에서 무역과 경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를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이는 무역과 공급망,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핵심 경제 현안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더는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만 해도 중국의 무역관행을 비난하고, 미국의 일자리와 지식 재산권을 훔친다고 주장했다.
2017년 발표된 그의 첫 국가안보 전략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의 권력, 영향력, 이익에 도전하며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약화시키려 하는 국가들"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2025년 두 번째 국가안보 전략에서는 두 나라를 "잠재적 파트너"로 묘사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이번 회담에서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매체는 예상했다.
지난 2017년 방중 당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환대하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며 중국의 성장하는 위상을 미국에 전달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자발적으로 'G2'라고 중국을 추켜세워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APEC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만났을 당시 초강대국 양강 체제를 뜻하는 G2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이번 방중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미국 핵심 기업인들을 대거 동행시켰다.
◇ 이란전쟁으로 수렁에 빠진 양국…낮아진 합의 기대감
뉴욕타임스는 "이번 회담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세계 양대 초강대국은 각자의 우위를 과시하려 하고 있지만, 동시에 모두 수렁에 빠져 있으며, 이란 전쟁이 군사·경제·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불확실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이번 중국 방문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방식이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으로 베이징 방문을 6주 연기했을 때 그는 이쯤이면 이란전쟁에서 승리했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이란 지도부가 핵물질 비축분을 넘기고 핵 개발 야망을 포기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데 동의했을 것으로 예상했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과 달리 이란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 석유 30% 이상과 상당한 양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호르무즈 해협 역시 여전히 폐쇄된 상태이며, 이를 다시 열 만한 명확한 계획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최근 언급했듯 트럼프 대통령이 "굴욕을 당한" 모습으로 비치게 만들었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법원이 지난 2월 상호관세에 위헌 판결을 내림으로써 협상력이 약화한 상태로 회담을 진행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란전쟁발 인플레이션으로 오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석 수를 잃을 우려도 큰 상황이다.
이란전쟁은 시 주석에게도 까다로운 문제라고 매체는 짚었다.
중국은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야망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파트너이자 핵심 에너지 공급국인 이란을 실질적으로 지원하지 못했고, 지원하려 하지도 않았다. 또한 중국행 석유·가스 공급을 재개할 독자적 계획도 내놓지 못했다.
매체는 "양국이 이렇게 이란전쟁으로 수렁에 빠지면서 이번 정상회담으로 무역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를 이룰 것이란 초기 기대감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백악관도 이란전쟁 대응에 몰두하느라 무역 등 기타 경제 현안을 제외하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준비를 별로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체결된 무역협정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세 자릿수 관세를 유예했고, 시진핑은 전기차부터 무기에 이르기까지 핵심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을 제한하려던 조치를 철회했다.
매체는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정상회담 내용 대부분은 여전히 상당 부분 미스터리"라며 "많은 내용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비공개 회담에 맡겨져 있다"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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