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트업의 역습"…VKOSPI 급등 속 달러-원 부담도 커지나
  • 일시 : 2026-05-18 08:39:31
  • "멜트업의 역습"…VKOSPI 급등 속 달러-원 부담도 커지나

    씨티 "주가 상승 따른 강제 매도보다 신흥국·한국 주식 매도 대상"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한 직후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주식시장 수급을 향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서울장에서 종가를 높여갔다. 지난 15일에는 장중 한때 1,507.7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4월 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팔천피'를 달성한 코스피는 곧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에 상승 폭을 빠르게 반납하며 장중 6% 넘게 밀렸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를 단순 강세장이 아닌 '멜트업' 성격의 장세로 보고 있다.

    멜트업은 투자심리 과열과 포모(FOMO·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가 맞물리며 자산 가격이 단기간 급등하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코스피가 오르는 과정에서 변동성 지표가 가파르게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연합인포맥스 변동성지수(화면번호 3741)에 따르면 VKOSPI는 연초 30 안팎 수준이었으나, 지난주에는 70선을 웃돌며 큰 폭으로 뛰었다. VKOSPI는 한국거래소가 산출·발표하는 주식시장 변동성지수로, KOSPI200 옵션 가격을 이용한다.

    지수 상승 구간에서 변동성 기대가 함께 높아진 것은 랠리 지속에 대한 기대와 하락 방어 수요가 동시에 커진 것으로, 최근 장세의 '멜트업'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


    이 같은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외환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직후 급반락한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7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7거래일 연속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 나서면서 커스터디 달러 매수가 그간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증시 랠리가 반도체 대형주와 인공지능(AI) 관련주에 집중됐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의 지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해당 종목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나타날 경우, 지수 변동성과 외국인 수급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레버리지 ETF의 확대도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레버리지 ETF는 상승장에서는 추가 매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기계적인 매도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우려와 고유가 부담에 따른 미 국채 금리 상승도 달러-원 부담을 높이는 변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당분간 유가에 대한 글로벌 국채 금리의 민감도가 높아질 공산이 높은 가운데, 영국 등의 정치 리스크도 글로벌 국채 금리 추가 상승 여부를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달러-원 1,500원 선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이번 주 환율 레인지를 1,460원~1,520원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단순 지수 리밸런싱이나 벤치마크 조정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초부터 한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도하고 있고, 특히 이란 전쟁 이후 매도세가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7거래일간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 규모는 약 218억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인덱스 펀드나 벤치마크 펀드가 주가 상승만을 이유로 강제적인 매도에 나설 요인은 크지 않다고 봤다.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EWY의 설정 주식 수가 최근까지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매도가 인덱스 펀드 환매에서 비롯됐다는 증거도 약하다고 설명했다.

    대신, 씨티는 아시아 신흥국 전반의 포트폴리오 자금 유출을 유력한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과 인도가 MSCI 지수에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외국인들이 한국의 고유한 요인보다 아시아 신흥국 지역 전체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한국도 매도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씨티은행


    지난주 코스피 급락을 추세적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한 이익 개선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강세장은 변동성도 크지만, 시장의 방향성은 유동성과 이익이 결정한다"면서 "PER 리레이팅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현재 이익 추정치가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는 '1만피'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과 같은 고유가와 고금리에 기업 이익이 예상대로 증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전쟁으로 인한 가격 급등이라는 점에서 현재 유가 수준은 중장기 추세적 상승보다는 단기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원화의 중장기 펀더멘털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유지되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한미 금리차 축소 가능성 등은 여전히 원화 강세 재료로 꼽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달러-원 환율이 1,400원~1,50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후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대내 환경도 전반적으로 양호할 것이라는 진단에서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현재는 사이클상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 구간인데, 순환적으로 순매도 금액은 투자심리 개선과 함께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강세가 이어지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축소되면서 원화에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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