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도 해석 달라지나…환시 번지는 원화 약세 심리
  • 일시 : 2026-05-20 09:03:11
  • 외인 매도 해석 달라지나…환시 번지는 원화 약세 심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최근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 흐름을 두고 서울외환시장의 심리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코스피 급등 이후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우세했으나, 중동 리스크와 유가 상승 우려가 겹치면서 한국 시장 자체에 대한 위험회피 심리가 반영되고 있다는 진단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서울환시 참가자들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간밤 야간 거래에서 1,513.00원까지 추가 상승하며 지난달 1일 고점인 1,513.70원 이후 한 달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장에서도 장중 1,509.40원까지 올라 주요 아시아 통화 대비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 압력을 나타냈다.

    전일 코스피가 3% 이상 급락한 가운데 최근 이어진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관련 커스터디 물량이 달러-원 현물환 시장을 유입되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7일 이후 전일까지 총 9거래일 연속 팔아치운 순매도 금액은 41조2천억원어치에 이른다.

    코스닥과 넥스트레이드까지 합산하면 누적 순매도 규모가 47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서울장 마감 이후 역외 시장에서 환율이 뚜렷하게 되밀리지 않으면서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단순 주식 커스터디 물량 이상의 흐름이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실제로 해외 투자 커뮤니티나 외신 등에서도 한국 자산의 대외 민감도를 다시 주목하는 분위기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 증시의 초강세장은 에너지 충격을 버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한국 증시 강세장이 에너지 가격 급등 충격을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며 원화와 외국인 수급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달러-원만 유독 많이 올랐는데 장 마감 이후에도 되돌림이 크지 않았다"며 "국내 증시의 주축인 삼성전자가 최근 노조 갈등으로 시끄러웠고 증시가 전반적으로 흔들린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일종의 '트리거 포인트'를 찾은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 전문가들도 최근 시장 심리 변화를 주목하며 원화 매크로 악화 여부를 주목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의 코스피 매도를 단순 차익실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중동 리스크와 유가 상승 우려로 한국 경제의 대외 취약성을 우려하는 흐름으로 해석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이란 전쟁 출구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으면서 유가와 금리 상승 리스크가 재평가됐다"며 "고유가·고금리에서 에너지 의존도가 90%를 넘는 한국이 글로벌 매크로 타격의 1순위라는 서사가 미국 투자 커뮤니티를 뒤덮기 시작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높은 유가가 무역수지와 기업이익을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최근 급등했던 코스피에서 외국인 매도세를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내고 있다"며 "현재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 기대보다 원화 약세 기대가 더 우세한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투자 커뮤니티 '레딧' 캡쳐 화면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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