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밀당지옥 미국·이란편
(서울=연합인포맥스) 22일 달러-원 환율은 1,500원대 움직임을 이어갈 전망이다.
막판 논의일 것 같았던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쉽게 타결되지 않는 분위기다. 양측이 결론을 낼 것 같다가도 결국엔 어긋나는 상황이 또다시 반복되는 모습이다.
간밤 로이터통신은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무기급에 가까운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협상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소식이다. 하지만 이내 카타르 매체 알자지라는 이런 지시는 없었다고 전해 우려를 일부 잠재웠다. 합의를 반대하는 세력의 선전이라는 설명이다.
반박성 보도가 나왔으나 종전 합의 기대는 살짝 김이 빠졌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지만 너무 앞서가고 싶지는 않다"고 언급한 것은 협상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상황임을 시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며 완고한 입장을 재차 밝힌 것 역시 험로를 예상케 한다.
파키스탄의 중재로 종전 합의안 최종안이 마련됐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의 보도만이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소식이다.
합의안에는 즉각적인 휴전과 기반 시설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약속,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 제재 해제, 미해결 사안에 대한 7일 이내 협상 시작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합의 기대감이 일부 되살아났으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사안이 포함되지 않은 점이 의미심장하다. 미국과 이란이 평행선을 달리는 배경에 핵 프로그램이 있어서다.
이란은 핵을 최대한 뺏기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든 이란의 핵 보유를 종식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
중재국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란 입장에서는 생존이, 트럼프 대통령에겐 전쟁 명분이 걸려 있는 중대 사안이므로 이 문제에 있어 쉽게 양보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끊임없이 밀고 당기는 이번 종전 드라마에서 '사이다 결말'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예측불허 종전 논의 속에 달러 인덱스는 99 초반대 흐름을 이어가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계속해서 배럴당 100달러를 소폭 밑도는 구간에 머물고 있다.
달러-원도 방향을 잡고 움직이기보다는 1,500원선 위에서 수급에 따라 출렁일 공산이 크다.
관건은 증시에서의 외국인 동향이다.
코스피가 전날 종전 기대, 삼성전자 노사 협상 타결 등으로 형성된 위험 선호 분위기 속에 급등했으나 외국인은 연속 순매도 행진 기록을 11거래일로 하루 더 늘렸다.
다만, 조단위 순매도를 끝낸 것은 방향 전환 기대를 키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넥스트레이드 거래를 합산해보면 외국인은 전날 주식을 4천600억원 순매도하는 데 그쳤다.
적어도 2조~3조원에서 많게는 6조~7조원 이상 내던지는 흐름이 일시 중단된 것이다.
만약 외국인이 코스피 상승세에 올라타며 순매수로 돌아선다면 달러-원 하락 시도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물론 차익 실현하기 좋은 환경, 커스터디 매수 물량이 하루 이틀 시차를 두고 나오는 경향 등을 고려할 때 상방 압력이 이어질 수 있으므로 추이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이 외 수급은 대체로 팽팽한 상황이다. 상단에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나오고 하단에서는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유입돼 상하방 압력이 상쇄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월말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고점 인식에 네고물량이 조금 더 적극성을 보인다면 상단이 보다 더 단단할 수 있다.
또 1,500원대로 올라선 만큼 당국 경계감, 국민연금 환 헤지 가능성도 커져 특별한 명분이 없는 한 추가 상승 시도에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밤에는 미국의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4월 콘퍼런스보드(CB) 경기선행지수 등이 발표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학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연준의 정책 경로에 변화의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대표 '비둘기파' 월러 이사의 생각을 확인할 기회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서울장 종가 대비 1.90원 오른 1,50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503.9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3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506.10원) 대비 0.85원 내린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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