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0원 목전서 전격 구두개입 나선 외환당국…'쏠림 과도' 인식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김학성 김지연 기자 = 사흘 연휴를 앞두고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자 외환당국이 전격 구두개입에 나섰다.
개선되는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쏠림 현상이 심화하자 행동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22일 오후 3시 25분께 "달러-원 환율 움직임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어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필요시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4일 이뤄진 초강력 구두개입 이후 5개월 만의 공동 구두개입이다.
개입 직후 달러-원은 5원 안팎으로 내리며 1,514원대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1,517원 이상으로 올랐다.
지난 7일 한때 1,440원대까지 내렸던 환율은 11거래일 만에 1,520원 가까이 오르며 지난 3월 못지않은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경제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고, 20일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이 "24시간 면밀하게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내놨지만, 시장은 진정되지 않았다.
이날 1,504.70원으로 출발한 달러-원은 4월 2일 이후 최고치인 1,519.40원까지 상승했다.
이날 환율은 달러인덱스(DXY)나 타국 통화 대비로도 크게 절하됐다.
중동 분쟁 격화처럼 다른 통화도 함께 영향을 받는 이슈로 환율이 오르기보다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한쪽으로 형성됐다는 인식에 기반해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아시아장에서 뉴욕장 종가 수준인 99.2 안팎을 오르내렸으며, 달러-엔 환율도 159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 시장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튀는 모습이 종종 나온 적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원유 수입 환경이 비슷한 국가들과 함께 약세를 보일 때가 많았다"며 "통상 엔화도 함께 반응하는데 이날은 원화 약세가 다른 통화들에 비해 과도했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환율 상승'으로 치우친 데는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으로 외국인이 대규모 주식을 매도한 데 따른 달러 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외국인이 차익실현과 리밸런싱으로 주식을 팔고, 결국 원화를 달러로 환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이 기간 외국인이 매도한 물량은 코스피, 코스닥, 넥스트레이드를 합쳐 52조원을 넘어선다. 그런데도 아직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39.6%에 달해 역사적 고점권에 자리 잡고 있다. 추가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환율 방향이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A 증권사의 외환딜러는 "장 막판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더해 실개입도 조금 있었던 것 같은데,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멈춰야 환율도 안정될 것"이라며 "다음 주 달러-원도 수급을 봐야겠지만 계속 이런 흐름이라면 상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B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외환당국이 구두개입했지만 상승장을 전환할 만한 트리거(방아쇠)가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지속된다면 달러-원은 상방을 추가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액션 없이 하는 구두개입에 대해 시장에서는 '오히려 살 기회'라는 인식이 있다"며 "커스터디 매수 물량이 많지만 수출기업 매도 물량은 한정돼 있고, 열심히 팔고 싶어 하지도 않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C 증권사의 외환딜러는 "외국인이 차익 실현으로 국내 증시에서 나간다고 했을 때, 이 구간에서 당국이 환율을 누르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또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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