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하락 속도에 대한 당국과 시장의 시각차>
  • 일시 : 2014-07-11 09:50:00
  • <달러-원 하락 속도에 대한 당국과 시장의 시각차>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하락 속도를 놓고 외환당국과 환시 참가자들 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11일 올해 달러화 하락 과정에서의 속도가 2012년 하반기와 지난해 3분기보다도 빠른 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화 관련 당국의 우려가 하락 속도보다는 레벨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달러화 하락 속도 빨랐나

    시기상 같은 기간을 놓고 비교하면 올해 달러화의 하락속도가 지난 2012년 하반기와 2013년 3분기보다 빨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지난 3월 21일 1,080.30원에 종가를 형성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70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연저점인 1,008.50원까지 내려왔다. 해당 기간의 종가 기준 고점과 저점 차이는 71.80원에 달하며, 하루 평균 하락폭은 약 1.02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12년 하반기보다 다소 빠른 속도다. 2012년 당시 달러화는 5월 25일 종가기준 연고점인 1,185.50원을 기록한 이후 하반기 내내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2012년 마지막 거래일 달러화는 1,070.60원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당시 달러화는 149거래일 동안 114.90원의 하락폭을 나타냈고, 해당 기간 하루 평균 하락폭은 약 0.77원을 기록했다.

    2013년 3분기의 달러화 하락기보다도 현재의 달러화 하락 속도는 약간 빠른 편이다. 당시 달러화는 8월 22일 종가 1,123.00원을 나타내고 하락세를 지속해 79거래일 후인 같은 해 12월 17일 종가 기준 연저점인 1,051.10원에 도달했다. 해당 기간의 낙폭은 71.90원이며 하루평균 달러화의 하락폭은 0.91원을 나타냈다. 단순히 종가 기준 직전 고점과 저점 간 차이로 봤을 때는 최근 달러화의 하락이 다소 빠른 셈이다.

    외환당국도 달러화 하락 속도가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12년에는 반년에 걸쳐서 70원에서 80원 하락한 것이지만, 현재는 3개월여 만에 70원 정도가 내려왔다"며 "최근 달러화 하락 속도는 2012년 하반기는 물론 2013년 후반에 비해서도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볼 때 원화 절상 속도가 급격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 2012년과 2013년 후반에 버금가는 절상 속도였다"고 지적했다.

    ◇딜러들 "속도보다는 레벨이 문제"

    반면, 환시 참가자들은 올해의 달러화 하락 속도는 그리 빠른 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말과 4월 초반 급락에 따른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달러화는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11일까지 16거래일 동안 종가기준으로 45원가량 레벨을 낮췄다. 해당 기간 달러화의 하루 평균 하락 폭은 2.83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달러화는 이후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올해 4월 14일 이후 현재까지 54거래일간 달러화는 종가 기준으로 30.40원 내려왔다. 일 평균 하락폭은 0.56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13년 후반과도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다. 당시 달러화는 8월 말에서 9월 중반에 이르는 짧은 기간에 40원가량 레벨을 낮췄지만, 4분기에는 하락폭이 25원 수준에 그쳤다. 단기 급락에 따른 착시 현상을 고려하면 두 기간 모두 달러화의 하락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최근 외환 당국과 민간 연구소 등에서 제기되는 급격한 원화 강세 우려는 속도보다는 레벨에 주안점을 둔 지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화 하락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이 여러 곳에서 제기되는 중이지만, 급락기를 제외하고 보면 실제 하락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다"며 "최근 달러화 관련 우려는 속도 보다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인 레벨에 방점이 찍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B은행의 외환딜러도 "환율의 수준에 대해서 당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얘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때문에 수준보다는 달러화 하락 속도를 우려한다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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