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公 글로벌본드에 초우량 투자자 몰렸다…흥행 배경은
  • 일시 : 2024-05-09 09:16:22
  • 도로公 글로벌본드에 초우량 투자자 몰렸다…흥행 배경은

    SSA 기관 화답, 투자 저변 확대…시장친화적 전략 빛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도로공사가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서 초우량 기관을 대거 사로잡았다. SSA(Sovereigns·Supranationals & Agencies)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에 힘입어 최근 시장의 우려를 높였던 한국물(Korean Paper) 금리 부담에서도 다소 비껴갈 수 있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적극적인 소통으로 발행 전부터 투자자 저변 확대에 공을 들였다. 발행사들이 넌딜로드쇼(NDR) 형태로 시장을 찾았던 것과 달리, 딜 로드쇼 방식으로 발행을 사전에 예고하면서 기관들의 기대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중남미부터 미국까지, 글로벌 SSA 관심 집중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14일(납입일 기준) 5억달러어치 채권을 발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한국도로공사의 인기는 뜨거웠다. 지난 7일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는 119개 기관이 참여해 총 21억달러의 주문이 몰렸다.

    특히 이번 발행에는 글로벌 SSA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 미국은 물론 중남미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등 초우량 투자자들이 강한 매수 의지를 드러냈다.

    SSA는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연기금 등 안정성이 높은 기관이다. 이들은 점차 한국물 중에서도 국책은행과 공기업 발행물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넓히고 있다.

    다만 이번 한국도로공사 발행물의 경우 기존 공기업 물량과 비교해도 SSA 기관들의 관심이 더욱 높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모았다.

    이는 배정 비율에서도 드러났다. 이번 채권의 42%는 미국의 몫이었다. 아시아태평양(APAC)과 유럽·중동(EMEA)은 각각 52%, 6%를 가져갔다. 최근 한국물 스프레드 부담이 드러나면서 앞서 발행한 채권 대부분이 아시아 기관의 호응으로 성사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기관별로는 우량 투자자로 꼽히는 중앙은행(central bank)·공적 기관(official institutions) 배정 비율이 34%에 달했다.

    SSA 기관의 호응으로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부각된 한국물 스프레드 부담에서도 다소 비껴갈 수 있었다.

    SSA 기관은 장기 보유 등을 목적으로 채권을 매수한다는 점에서 자산운용사 등에 비해 비교적 금리 레벨에 덜 민감하다. 계속된 스프레드 축소로 최근 한국물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졌으나 한국도로공사는 SSA 기관을 대거 포섭하면서 관련 이슈와는 거리를 둘 수 있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스프레드를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60bp를 더한 수준까지 낮췄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30bp를 절감한 수치다. 최근 국내 발행사들이 일부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감수해야 했던 것과 달리, 이 역시 제로(0) 수준을 형성했다.



    ◇적극적 소통, SSA 유입 확대…ESG 안정성도 주효

    이번 발행에는 그동안 도로공사 채권 투자에 나서지 않았던 SSA 기관들의 유입 또한 두드러졌다는 후문이다.

    최근 연이은 한국물 투자로 한도치까지 물량을 채운 기관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도로공사 채권을 담기 위해 내부 절차를 추가로 밟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선 SSA 기관도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는 한국도로공사의 적극적인 소통 역시 한몫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주 아시아와 미국을 직접 찾아 딜 로드쇼에 나섰다. 통상 불확실성 등을 우려해 KP 발행사들이 넌딜로드쇼 형태로 투자자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딜로드쇼를 통해 발행 일정을 밝히고 투자자 포섭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유럽과 중남미 지역 또한 인베스터콜(investor call) 방식으로 접촉해 전 세계 투자자와의 접점 확대에 집중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가격 측면에서도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했다. 넉넉한 수요를 바탕으로 스프레드를 끌어내리는 데에만 집중하는 대신, 투자자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지기 위해 시장 눈높이 또한 고려했다.

    최근 발행사들이 투자자 눈높이보단 금리를 낮추는 데 집중해 한국물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흐트러뜨린 것과는 상이한 행보다. 지나친 금리 절감은 발행 직후 유통물 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져 이후 한국물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도 부합해 다양한 글로벌 기관들을 포섭하는 데 더욱 유리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일부 국내 공기업의 경우 사업 자체가 반환경과 얽혀있거나 관련 사업에 투자한 이력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건설 및 관리 등의 사업을 영위 중인 터라 ESG와 배치된다는 리스크와는 거리가 있다. SSA 기관들의 투자가 좀 더 자유로웠던 셈이다.

    한국도로공사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도로공사에 'Aa2',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JP모건, 미즈호증권, 소시에테제네랄이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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