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 은행들 외화LCR '경고등'…외화예금 썰물까지
  • 일시 : 2022-06-17 11:03:24
  • 치솟는 환율에 은행들 외화LCR '경고등'…외화예금 썰물까지

    다음 달부터 외화LCR 규제 70%→80% 상향

    올해 100원 급등한 환율, 외화예금 감소 변수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내내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권의 외화LCR(유동성커버리지) 비율 관리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 달 외화LCR 규제 정상화를 앞두고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환율 급등세가 은행권의 외화예금 이탈 등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까지 1,300원을 넘보는 고환율 상황이 외화 유동성 관리에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정부는 외화LCR 규제 비율을 80%에서 70%로 내리는 규제 유연화 조치를 오는 6월 말에 종료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시 완화한 건전성 규제를 원복시켜 금융 및 외환시장 부문별 잠재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다.

    작년 말까지 은행권 외화LCR 비율은 100%를 웃돌아 당국이 권고하는 수준을 넘는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시중은행 4곳(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외화LCR 비율은 평균 109%를 기록했다. 직전 3분기 대비해 2%p(포인트) 내렸지만, 여전히 100%를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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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올해 들어 달러-원 환율이 연초 대비 100원 넘게 오르면서 외화예금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은행권 외화LCR 규제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게 되면, 은행이 보유한 외화예금은 줄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입업체에서 환차익 수요와 수입을 위한 결제대금 인출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만 달러-원은 장중에만 두 차례 연고점을(1,293.20원) 경신하는 등 연초(1,191.80원) 이후 꾸준하게 우상향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총 869억9천만 달러로, 57억 달러가량 감소했다. 잔액은 2020년 9월 말 약 854억 달러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은은 기업의 해외투자 자금 및 수입 결제대금 인출,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개인의 현물환매도 등으로 달러화 예금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외화LCR은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 즉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의 최소 의무비율을 뜻한다. 외화 고유동성 자산은 90% 이상이 정부 보증 수준의 외화 수익증권과 지급준비금 등의 형태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올해 은행들의 외화예수금 규모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예수금은 현금화하기 쉬운 고유동성자산 중 하나로 들어간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체 시중은행의 올해 3월 말 외화예수금은 작년 12월 말 대비 1조7천억 원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시중은행 은행 계정에서 외화증권은 같은 기간 9천8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1,280~1,290원대 높게 유지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기관들의 외화자금이 많이 빠져나가면 외화LCR 비율이 악화하는데, 외국계 은행에 달러를 차입하는 라인 관리도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 실장은 "환율이 올라도 은행이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환율 상승 등으로 외화예금 유출이 장기화한다면 외화LCR 비율을 충족하기에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 등으로 한미 기준금리 상단이 같아진 점 등은 향후 해외투자를 위한 외화예금 유출에 압력을 가중할 수도 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5%를 찍고 내려왔지만, 앞으로 국고채 금리를 역전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며 "채권 투자뿐만 아니라 예금도 결국 금리 상품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편이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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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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