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중동 불안 속 한국물 물꼬…달러채 조달 이상무
  • 일시 : 2024-04-17 11:24:49
  • 하나은행, 중동 불안 속 한국물 물꼬…달러채 조달 이상무

    6억달러 글로벌본드 발행, 긴장감 속 견조한 수요 확인

    아시아 IG 등급 포문, 시장 변화 촉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하나은행이 6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이란-이스라엘 분쟁으로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출렁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다.

    하나은행 역시 녹록지 않은 분위기를 고려해 이번 조달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했다. 다행히 그동안 한국물 시장에서 쌓아온 입지를 바탕으로 투자 수요를 모으면서 아시아 투자적격등급(IG) 조달 물꼬를 틔웠다.



    ◇하나은행, 중동 리스크 거뜬…저력 통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6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3억달러씩 배정했다.

    하나은행의 이번 조달은 중동 불안과 맞물리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아시아 채권 발행 감소 등으로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을 한동안 호조를 이어갔으나 주말 사이 중동 리스크가 급부상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 환경이 출렁이면서 아시아 채권 시장 내 움직임도 주춤해졌다. 일부 중국 기업만이 발행에 나설 뿐 IG 채권 등은 쉽사리 시장을 찾지 못했다. 미국에서 발행이 이어지긴 했지만, 중동 사태 이전보다 높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감수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한국물 시장도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중동 사태 직후 한국물 유통금리가 2~3bp가량 벌어지는 등 매크로 리스크를 비껴가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당초 15일 북빌딩을 계획했던 하나은행의 고민도 깊어졌다. 특히 당시 중동 사태 직후 첫 영업일이라는 점에서 조달 부담이 더욱 컸다. 이어 한국물 조달을 준비 중이던 이외 기업들 역시 하나은행을 바라보며 긴장감을 이어갔다.

    하나은행은 이튿날인 16일 과감히 시장을 찾았다. 한국물의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북빌딩 일정을 받는 윈도우(window) 절차 탓에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로 15일과 16일 받았던 만큼 이번 시기를 놓칠 경우 관련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하지만 북빌딩 개시 후 하나은행은 우려를 씻어냈다. 아시아에서 넉넉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조달에는 무리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동안 한국물 시장에서 쌓아온 기관과의 탄탄한 관계를 기반으로 발행액을 웃도는 주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동 불안이 끝나지 않은 만큼 북빌딩이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유럽 장 개시 후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한 반격 등을 논의하는 전시내각 회의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 내 불안감이 다시 퍼졌다.

    다만 발행을 마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무사히 조달을 마쳤다. 특히 5년물의 경우 아시아·태평양(APAC) 배정 비율이 88%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동 사태 속 투심 입증…불확실성은 여전

    하나은행이 발행에 성공하면서 한국물 시장 내 불안감도 한층 옅어진 모습이다. 뒤이어 현대카드가 이날 달러채 북빌딩에 나서 조달 바통을 이어받았다. 중동 사태 후 시장 내 불안감이 드리워졌으나 하나은행 발행으로 조달세가 다시 이어진 셈이다.

    물론 중동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한국물을 포함한 글로벌 채권 시장 전반의 조달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탓에 하나은행 역시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일부 감수해야 하기도 했다. 시장 호황에 힘입어 그동안 한국물 대부분이 마이너스 NIP로 발행을 이어가던 분위기가 한풀 꺾인 것이다. 미국 국채금리와 크레디트물 스프레드 또한 상승해 비용 부담을 높이고 있다.

    다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조달 물꼬를 틔웠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발행의 의미는 상당해 보인다.

    하나은행은 이번 발행으로 중동 사태 후 아시아 IG 등급 채권 조달의 물꼬를 틔웠다. 그동안 한국물 시장에서 쌓아온 위상 등에 힘입어 저력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하나은행은 무디스와 S&P, 피치로부터 각각 'Aa3', 'A+', 'A' 등급을 받고 있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BoA메릴린치, 크레디아그리콜, MUFG증권, 스탠다드차타드, 웰스파고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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